나토, 트럼프 '돈 요구'에 "美안보 약화할 것"…공화당서도 반발
트럼프 "분담금 안 내면 러 침공해도 보호 안 해"
헤일리 "러 편드나"…크리스티 "대통령으로 부적합"
[콘웨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 콘웨이에서 유세하는 모습. 2024.02.13.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분담금을 내지 않으면 러시아 침공 시 방어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데 대해, 나토 사무총장이 "미국 안보도 약화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일면서, 향후 대선 경선에서 공격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BC 등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 "동맹국이 서로를 방어하지 않는다는 제안은 미국을 포함한 우리 모두의 안보를 약화시키고, 미국과 유럽 군인을 더 큰 위험에 처하게 한다"고 우려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나토는 모든 동맹국을 방어할 준비와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어떤 공격도 단결되고 강력한 대응으로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든 미국이 강력하고 헌신적인 나토 동맹국으로 남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한 연설에서 "(나토 동맹국에) 모두가 돈을 내야 한다고 말했었다"며 재임 기간 자신의 손익 기반 동맹관을 회고했다.
분담금을 내지 않으면 러시아가 침공해도 보호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어떤 일이건 원하는 대로 하라고 그들(러시아)을 독려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같은 발언에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대변인은 곧 성명을 내 "살인적인 정권이 우리의 가장 가까운 동맹을 침공하도록 독려하는 건 끔찍하고 불안정하다"며 비판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다음날 성명을 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끔찍하고 위험하다"며 "집무실로 돌아가는 첫날 독재자로 통치하겠다고 약속하는 사람에게서 나올 수 있는 예측 가능한 발언"이라고 공격했다.
[오사카=AP/뉴시스] 2019년 6월28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일본 오사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쪽을 가리키며 "내년 미국 대선에는 개입하지 말라"며 농담하는 모습. 2024.02.13.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이 일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대선 경선 상대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지난 11일 미국 CBS와 인터뷰에서 "러시아 편을 드는 건 우리가 가장 원하지 않는 일"이라며 "(나토 동맹은) 전쟁을 막는다"고 평가했다.
전 공화당 경선 후보인 크리스 크리스티 후보도 같은 날 NBC 뉴스와 인터뷰에서 "이것이 바로 내가 오랜 기간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서 부적합하다고 말해온 이유"라고 비판했다.
나토 31개 회원국은 지난해 7월 국내총생산(GDP)의 최소 2%를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국방비 지출 목표는 의무 사항은 아니며, 지난해 나토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30개 회원국 중 국방비로 GDP 2% 이상을 지출한 나라는 11개국이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 관련 언급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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