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사드 前국장, '이스라엘 전쟁범죄 조사' ICC 검사장 협박"
英 가디언 보도…"성공하지 못한 활동"
[라파=신화/뉴시스] 27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라파 난민촌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타버린 텐트와 잔해를 바라보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이스라엘군의 라파 공습으로 어린이와 여성 포함 최소 4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2024.05.28.
영국 언론 가디언은 28일(현지시각) 소식통을 인용, 요시 코헨 전 모사드 국장이 여러 차례의 비밀 회동을 통해 파토우 벤수다 전 ICC 검사장을 협박했다고 보도했다. 벤수다 전 검사장은 2015년부터 팔레스타인 상황을 조사했다.
보도에 따르면 벤수다 전 검사장은 당시 가자 지구와 서안 지구, 동예루살렘에서 전쟁범죄 관련 조사를 시작했다. 그러자 곧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벤수다 전 검사장과 동료 검사들의 업무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경고가 들려왔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자국민 기소를 우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2016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코헨을 모사드 수장으로 임명했다. 가디언은 한 소식통을 인용, 코헨 전 국장이 네타냐후 총리의 "비공식 메신저"로 활동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미 2013~2016년 이스라엘 국가안보회의에서 벤수다 검사장과 ICC를 주시하고 있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벤수다 전 검사장과 코헨 전 국장은 2017년 뮌헨안보회의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두 사람은 짧은 소개를 주고받았는데, 이후 2018년 뉴욕에서 갑작스레 다시 회동이 이뤄졌다. 벤수다 전 검사장과 조지프 카빌라 당시 콩고민주공화국(DRC) 대통령의 회의 장소였던 호텔에 코헨 전 국장이 들이닥친 것이다.
가디언은 카빌라 전 대통령과의 회의 자체가 준비된 자리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갑작스러운 만남 외에도 코헨 전 국장은 여러 차례 벤수다 전 검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가디언은 코헨 전 국장의 초반 목표는 벤수다 전 검사장을 이스라엘에 협력하도록 설득하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처음에는 친분을 쌓으려는 듯하던 코헨 전 국장의 행보는 점점 위협 쪽으로 변했다고 한다.
2019년부터 2021년 말까지 코헨 전 국장과 벤수다 전 검사장은 최소한 세 차례에 걸쳐 마주쳤다. 마지막 두 번의 만남 자리에서 코헨 전 국장은 벤수다 전 검사장과 그 가족의 안위를 거론하거나 벤수다 전 검사장 남편의 사진을 보여주는 등 행동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가디언은 소식통들을 인용, 이런 일련의 시도가 성공하지 못한 활동이었다며 ICC 검찰 활동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보도와 관련한 가디언 질의에 "이스라엘에 해를 가하려는 근거 없는 가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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