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사무총장, '친러' 세르비아 찾아 "합동군사훈련 재개하자"

"군사적 중립 기조 존중…협력 확대·합동 군사 훈련하자"

"코소보와 충돌, 가해자 처벌해야…EU 중재 참여해달라"

부치치 대통령, 배후 단체 기소 약속…충돌 조장설 부인

[베오그라드=AP/뉴시스] 옌스 스톨텐베르그(왼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21일(현지시간)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11.22.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을 만나 합동군사훈련 재개를 요청했다. 세르비아는 전통적으로 러시아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AP에 따르면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부치치 대통령을 만나 "나토는 군사적 중립을 유지하겠다고 선언한 세르비아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협력 확대와 합동 군사훈련 재개를 촉구했다.

아울러 지난 5월과 9월 두 차례 코소보와 무력 충돌이 발생한 데에 "폭력 사태 가해자를 처벌해야 한다"며 "세르비아는 유럽연합(EU)이 중재하는 코소보와 대화에 건설적으로 참여해달라"고 강조했다.

당시 충돌은 총격전으로 이어져 경찰과 총격범 등 사망자가 발생했다. EU는 세르비아와 코소보가 모두 중재를 거부하면 EU 가입 기회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사건 뒤로 나토는 코소보에 평화유지군을 증편했다. 전날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평화유지군 추가 증원을 시사했다.

해당 충돌 뒤로 서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향한 세계의 관심을 떼어놓기 위해 발칸반도 분쟁을 일부러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사라예보=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수도 사라예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발칸반도 서부 4개국 순방에 나섰다. 2023.11.21

부치치 대통령은 "코소보에서 오직 세르비아인만 위협받고 있다"면서 충돌 배후 단체를 수사·기소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세르비아가 해당 충돌을 조장했다는 의혹에 관해서는 완강히 부인했다.

세르비아는 전통적으로 유럽 대륙에서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국가다. 유럽연합(EU)은 세르비아를 러시아 영향력에서 끌어내기 위해 EU에 빠르게 가입할 수 있는 길까지 열어줬다. 하지만 세르비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한 EU의 모든 제재에 동참하지 않았다.

세르비아와 갈등을 빚어온 코소보를 향해서도 이들을 인정하는 미국과 유럽연합(EU)과는 상반된 입장을 보인다. 러시아와 세르비아는 코소보를 독립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앞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코소보를 방문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북마케도니아를 일정 뒤 발칸반도 서부 4개국 순방을 마친다. 이번 순방은 발칸반도의 지역적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기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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