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EU 정상회의서 "믿음 배반 말라…푸틴 웃게 하면 안 돼"
"유럽이 정한 의무 다했다…이제는 EU가 약속 지키라"
[키이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회의를 위해 모인 유럽연합(EU) 정상에게 "유럽 (우크라이나) 시민과 그들의 믿음을 배반하지 말아달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만족스러운 미소가 이번 회의의 성과가 된다면 유럽 시민은 이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각) 수도 키이우에서 샤를 미셸 EU)정상회의 상임의장,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023.12.14.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회의를 위해 모인 유럽연합(EU) 정상에게 "유럽 (우크라이나) 시민과 그들의 믿음을 배반하지 말아달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만족스러운 미소가 이번 회의의 성과가 된다면 유럽 시민은 이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4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개막한 이틀 일정의 EU 정상회의에 화상 연설로 참석해 27개 회원국 대표에게 "만약 아무도 유럽을 믿지 않는다면, 무엇이 EU를 살아남게 할 것인가"라며 유럽이 약속을 지키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우크라이나는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관련한 명확한 권고를 받았다"라며 "우리는 주요 법률을 통과시켰다. 여러분 모두에게 제가 강조하려는 것은 우리가 모든 의무를 다했다는 것을 여러분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약속된 결정과 관련해 말하고 있다. 나는 유럽 전체가 합의한 계획을 왜 이행하면 안 되는지와 관련한 어떠한 반론도 듣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오늘날 유럽이 다시 우유부단한 상태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누구도 유럽이 신뢰할 수 없는 존재나 스스로 준비해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존재로 비치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키이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회의를 위해 모인 유럽연합(EU) 정상에게 "유럽 (우크라이나) 시민과 그들의 믿음을 배반하지 말아달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만족스러운 미소가 이번 회의의 성과가 된다면 유럽 시민은 이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은 젤렌스키(가운데) 대통령이 지난 2월2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EU-우크라이나 정상회담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왼쪽) EU 집행위원장,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와 함께 서명한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2023.12.14.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늘은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우리에게 좋든 나쁘든 역사는 모든 말, 모든 단계, 모든 행동과 비(非)행동, 누가 무엇을 위해 싸웠는지 등 모든 것을 담아낼 것"이라고 EU 회원국 정상에게 주지시켰다.
이어 "만약 러시아가 EU 정상회의로부터 우크라이나와 관련한 부정적 패스를 받는다면 유럽 시민은 어떠한 혜택도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틀림없이 이것을 당신 개인적으로나 유럽 전체를 상대로 이용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에게 올해 첫 번째이자, 유일한 승리를 주지 말라. 유럽은 반드시 이겨야 하고, 합의는 명예로워야 하며, 말은 중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27개 EU 회원국 중 헝가리만이 우크라이나의 가입을 반대하고 있다. 대다수의 동의를 얻어낸 점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큰 진전이다.
다만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큰 걸림돌은 회원국 가입이 만장일치 동의를 얻어내야 한다는 점이다. 친(親)러시아 성향의 헝가리를 돌리지 못하면 결국 우크라이나는 EU에 가입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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