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SNS서 호남혐오 발언 '도 넘었다' 강력 조치 필요
악의적인 호남 비하와 폄훼를 뿌리 뽑기 위해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8일 지역평등시민연대(대표 주동식)에 따르면 최근 시민들과 네티즌들의 제보를 받아 작성한 2016년 4분기(10~12월) 호남 혐오발언 수집 자료를 공개했다.
지역평등시민연대는 호남의 인종주의적 혐오와 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2013년 10월 설립됐다.
매달 12인의 운영위원들이 정기 운영회의를 갖고 토론회 개최, 언론 홍보, 성명서 발표, 호소문 작성 등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시민연대는 호남 혐오 발언의 성향을 ▲언론의 호남혐오 조장 ▲실명으로 보이는 호남혐오 발언 ▲인터넷 사이트 아이디(ID)만 드러난 호남혐오 발언 ▲호남혐오 내용을 자주 올리는 인터넷 사이트(블로그) 등으로 정리했다.
단체는 일부 보수 언론이 호남 지역에서 발생한 혐오성 사건을 기사화할 때 제목에 지명을 넣는 반면 영남 지역에서 발생한 비슷한 사건의 기사에는 지명을 의도적으로 삭제했다고 분석했다.
또 인터넷과 SNS 상 호남 혐오 발언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많은 네티즌들이 '홍어', '절라도', '전라디언', '라도벌레', '즐라디언', '슨상님' 등 전라도와 호남,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했다.
또 '착한 홍어는 죽은 홍어뿐이다', '홍어들의 타 지역 유입을 막자', '전라도를 독립시켜서 주적을 만들어 평양 타격 시 전라도도 완전 타격해 사그리 없애버려라'며 강한 적대감을 보였다.
역사적인 사실을 왜곡하거나 근거 없는 비방도 만연했다.
'반국가적인 반역 질을 일삼고 나라를 북한에게 갖다 바치려는 것도 전라도다. 입만 열면 친일을 말하지만 이완용을 비롯해 대부분의 친일파가 전라도 사람','박정희 대통령 암살 조직도 광주고 출신, 5·18 광주폭동 주동자들 중 일부도 광주고 출신'이라며 조롱했다.
'전라도는 골격으로도 금방 알아 볼 수 있다. 두상 머리가 크고 얼굴이 깍두기 형이다. 얼굴이 사각형이고 턱이 네모진 형이다', '전라디언 홍어들의 무장폭동을 재조사해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한다' 등 인신공격과 역사 왜곡도 서슴지 않았다.
이 같은 호남 비하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으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최근 들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일에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일부 인터넷 게시판에 '광주 중앙로 도로에 북한 국기를 달아놓았다'는 글과 북한의 인공기 사진을 첨부한 게시물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경찰이 페이스북 계정에 '사실이 아니다. 글과 사진은 2014년 9월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 동구 중앙로에 인천아시안게임 참가국의 국기(북한 인공기)를 국제 규정에 따라 게양한 것으로 광주 중앙로와 무관하다'며 유언비어 확산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1월7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43세 연하의 외국인과 결혼을 한다'는 글이 퍼져 김대중평화센터 측이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주동식 지역평등시민연대 대표는 "호남 혐오발언을 한 당사자에게 해당 발언이 호남 혐오 발언 사례에 포함됐다는 사실을 알리는 활동을 시작했다"며 "직접 명예훼손으로 법적 처분이 가능한 사례는 별도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정치권에서 이 문제에 대응하는 법제화 작업이 진행됐지만 폭넓은 논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며 "20대 국회에서 만큼은 법제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자체는 물론 여러 단체들이 힘을 모아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시는 인터넷과 SNS에 사실을 왜곡해 지역 감정을 부추기거나 광주 시민의 명예를 훼손·폄훼하면, 경찰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등 단호하게 대처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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