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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투신·방화·돌진'…朴퇴진 놓고 극단적 행동 우려

등록 2017.01.30 12:03:56수정 2017.01.30 15:5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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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시민열린마당 인도 옆 풀숲에서 남성 한 명이 분신을해 소방대원들이 서울대병원으로 이송을 하고 있다. 2017.01.08. (사진=독자 제공)  photo@newsis.com

朴대통령 퇴진에 극단적 의사표현 잇따라
 헌재 탄핵심판 결정 다가올수록 극단적 행동 빈발 우려도
 찬반단체 모두 극단적인 의사표현 바람직하지 않아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시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찬반을 놓고 극단적인 의사표현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박 대통령 탄핵을 놓고 촛불·맞불집회가 매주 토요일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등 진보·보수단체간의 대결이 치열해지고 있다. 여기에 촛불집회와 맞불집회 쪽에서 분신·투신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극단적인 행동에 대한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박 대통령 퇴진을 놓고 극단적인 행동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

 3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정모(45)씨는 지난해 11월1일 오전 대검찰청 청사에 굴착기를 몰고 돌진했다. 정씨는 전북 순창에서 출발한 지 약 5시간 뒤 굴착기를 몰고 대검 청사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주모(56)씨는 굴착기에 치여 전치 6주의 중상을, 경찰관은 팔과 다리에 찰과상을 입었다. 그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최순실씨가 죽을죄를 지었다고 했으니 내가 죽는 것을 도와주러 왔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12월19일에는 40대가 종합편성채널 JTBC 사옥에 트럭을 몰고 돌진했다. 김모(45)씨는 이날 오후 7시30분께 1t 트럭을 몰고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 건물에 돌진해 1층 로비 유리문 등 일부를 파손했다.

【서울=뉴시스】신태현 기자 = 19일 오후 7시 25분께 서울 마포구 JTBC사옥 1층으로 해병대 복장을 한 남성이 트럭을 몰고 돌진, 로비 입구가 파손돼 있다. 2016.12.19.  holjjak@newsis.com

 김씨는 이날 트럭으로 한 차례 돌진한 후 로비 진입에 실패하자 전진과 후진을 반복해 JTBC 건물 정문을 파손했다. 이 트럭에는 "비상시국입니다! 헌법 제1조 2항 의거 제19대 대통령으로 손석희(JTBC앵커) 추천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실려 있었다.

 김씨는 시국에 불만을 품고 이날 충남 천안에서 트럭을 몰고 상경해 JTBC 건물에 달려들었다. 돌진 당시 수중에 손석희 JTBC 사장에게 전할 편지도 가지고 있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불을 지른 40대도 있었다. 백모(48)씨는 지난해 12월1일 오후 3시15분께 박 전 대통령 생가 추모관에 들어가 박 대통령 영정에 1ℓ가량의 시너를 뿌린 뒤 불을 질렀다.

 백씨는 이날 방명록에 "박 대통령은 아버지 명예를 더럽히지 말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라"라고 적었다. 그는 경찰에 "박 대통령이 하야하지 않아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불을 질렀다"라고 진술하기도 했다.

 분신과 투신이라는 극단적인 방식의 의사표현도 있었다. 정원스님(서용원씨·64)은 지난 7일 오후 10시30분께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분신을 시도했다.  

 사고 현장에서는 "한일 군사협정 비판, 박근혜 대통령은 내란사범, 즉각 물러나라" "경찰은 내란 사범 박근혜를 체포하라. 경찰의 공권력도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경찰은 해산하라. 나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등이 쓰인 쪽지가 발견됐다.

 정원스님은 지난 9일 오후 7시40분에 사망했다. 사인은 화상으로 인한 다장기부전이었다.

 '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박사모) 회원인 조모(61)씨는 지난 28일 오후 8시께 서울 노원구 하계동의 한 아파트 6층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조씨는 '탄핵기각을위한국민운동'(탄기국) 집회에서 사용되는 태극기를 흔들면서 아파트 난간에서 뛰어내렸다. 태극기에는 '탄핵 가결 헌재 무효'라고 적혀 있었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포크레인이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 계단 안전봉이 휘어져 있다. 2016.11.01.  taehoonlim@newsis.com

 일각에서는 헌법재판소(헌재)의 탄핵심판 결정이 다가올수록 극단적이고 과격한 의사표현이 늘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한철 헌재소장은 지난 25일 "박 대통령 탄핵심판 결론을 3월13일 이전에 선고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재판에 가속도를 붙이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헌재에서 어떤 결정이 나오든 진통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탄핵안이 인용되면 보수단체의 태극기 집회는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기각되면 촛불민심이 다시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찬반 의견이 극명하게 갈림에 따라 극단적이고 과격한 의사표현 또한 더욱 많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대통령 퇴진 찬반단체 모두 이같은 극단적인 의사표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촛불집회 주최측인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관계자는 "박 대통령 탄핵에 대해 찬반 의견은 있을 수 있지만 극단적인 선택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탄기국 관계자도 "생명보다 소중한 가치는 없다. 자신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면서 죽기로 싸워 이기자"며 "진실을 알리고 정의를 세우는데 죽을힘을 다해 싸워야지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가 절대 확산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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