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 보호 시각차···학생 '실질적 보장 필요' vs 교사 '무조건 보호 안돼'
【서울=뉴시스】임재희 기자 = 24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11층 강당에서 열린 '서울시교육청 3개년 학생인권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서울교육공동체 토론회'에서 지정토론자들이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재현고 2학년 서동욱군, 양정고 2학년 김성진군, 홍의표 도봉초 교사, 김형완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위원회 위원장, 이창희 상도중 교사, 정영철 대영중 교장, 노광진 방이중 학부모. 2017.07.24. [email protected]
서울시교육청은 24일 오후 교육청 11층 강당에서 학생인권종합계획 초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초안에는 2015년 서울시 학생인권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교육청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추진할 학생인권정책의 목표와 추진과제가 담겼고 최종안 수립을 위해 학생·교직원·학부모들의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학생들은 교육청 차원의 학생인권종합계획 마련을 환영하는 한편 학교현장에서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개선안 마련을 촉구했다.
지정토론자로 나선 재현고 2학년 서동욱군은 획일적인 두발규제와 관련 "학생들도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부분"이라며 "교육청에서 추진력을 갖고 어느 정도의 강제성을 띄는 모습을 보여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규칙이 가이드라인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교육청이 감독하고 시정을 요구해달라는 것이다.
성소수자와 장애학생, 다문화가정 자녀 등 소수자 학생 권리 보장과 관련해서는 "대부분이 실태조사후 연구용역 및 서울교육정책에 반영이라고만 명시돼 있다"며 "의식실태를 조사하는 것보다 연구용역 및 서울교육정책에 반영하는 부분에 중점을 둬 소수자 학생들이 자연스레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교육청은 소수자 학생 보호를 위해 내년부터 3년간 차별실태 조사 및 연구를 진행하고 2020년 가이드북을 제작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서군은 ▲학생인권상담창구 운영 관련 연수 실시 ▲상향식 학교규칙 개정 ▲만 18세 선거권(교육감의 경우 만 16세) 보장 등을 최종안에 담을 것을 요청했다.
김성진군(양정고 2학년)은 "학생들의 사회참여를 보장하고 점진적으로 늘리는 방안으로 학생 언론 간행물 허용이 효과적이지만 1년에 책 10권도 보지 않는 현실에서 언론 간행물보다 SNS를 통한 학생 소통의 장을 확립하고 학생들이 소통하고 서로의 권리를 챙기는 것이 더욱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군은 SNS를 통한 학생 신문고, 학생인권 캠페인, 교육 등을 제안했다.
이에반해 교사들은 교사 직무의 역할과 범위를 두고 학생들과 이견을 보였다.
정영철 대영중 교장은 두발 등 용모 및 전자기기 등 소지품 규제에 대해 "적어도 휴대폰·화장 중독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을 방치하기 보다 적극적인 개입으로 치유의 기회를 주는 것이 학교가 해야할 교육적 책무"라며 "자신의 권리만큼이나 공동체성을 저해하는 행동에 책임을 묻는 것은 교육적 의미나 민주시민성 함양 차원에서 결코 간과되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소수자 학생 권리 보장을 두고도 교사들은 방향에 대해 공감하는 한편 정책 반영보다 실태조사를 강조했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자칫 무조건 보호받을 수 있다는 인상을 주기보다 실태조사를 통해 정확한 통계를 기반으로 소수자 학생의 권리 보장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창희 상도중 교사는 "성 소수자와 관련해선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며 "소수자의 인권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초·중·고등학교에서 이런 학생들이 실제로 얼마나 존재하느냐부터 따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은 실효성과 효과성을 두고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홍의표 서울 도봉초 교사는 인권담당부서와 담당자를 학교별로 두자는 것과 관련해 "대부분의 학교들은 상당히 많은 업무를 몇 명 안 되는 담당자들에게 중복해 부여하고 있다"며 "학교별로 부서와 담당자를 정하고 상담창구를 설치해 학생과 교사, 학부모 인권교육까지 지원한다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교육청은 이번 토론회에서 제안된 내용은 내부 검토를 거쳐 '3개년 학생인권종합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최종안은 관계자 간담회와 대시민 공청회 등을 거쳐 10~11월경 발표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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