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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양심적 병역거부 20대 '무죄'···"국가안전보장 위협 없어"

등록 2017.09.10 14: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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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양심적 병역거부 20대 '무죄'···"국가안전보장 위협 없어"


"국민의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 내용은 침해 안돼"
"대체수단 없이 처벌은 양심에 반하는 행위 강제"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 의무를 회피한 20대 입영대상자 2명에게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이재욱 판사는 양심의 자유에 따라 입영 및 군사훈련을 거부한 혐의(병역법 위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 이모(23)씨와 신모(23)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판사는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제한할 수 있으나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며 "진지한 양심의 결정에 따라 군사훈련을 거부하는 개인에 대해 다른 선택의 여지없이 일률적으로 형사처벌을 부과한다면 이는 양심에 반하는 행위를 강제하는 것으로 양심의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또 "지금까지 군사훈련을 거부한 사람들은 징역형을 선고받고 집행을 마침으로써 병역 의무를 면해왔다"며 "양심의 자유를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 형사처벌을 부과하지 않더라도 병역자원에 새로운 손실이 생기는 것은 아니어서 새삼스럽게 국가안전보장에 위협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양심의 자유를 악용한 병역의무 회피 우려에 대해선 한국과 안보상황이 비슷한 서독과 대만의 사례를 인용하고 "적절한 대체복무제도를 마련함으로써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며 "대체복무제도 없이 형사처벌만을 부과하는 병역법은 기본권 최소침해의 원칙에 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체복무제도는 이미 충분히 검토됐으며 국가의 태만으로 입법에 이르지 못한 것"이라면서 "대체복무제도 도입 여부가 입법형성의 영역에 속한다는 이유로 양심의 자유에 따른 병역 거부자들을 계속해 처벌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 법치주의와 소수자 보호의 요청에 따라 현행 법률을 헌법합치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위헌적인 상태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씨는 지난 2014년 육군 모 사단 훈련소 입영 통지서를 받았지만 정당한 사유없이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신씨 역시 같은해 춘천 소재 보충대로 입영하라는 통지서를 받고도 입영을 거부해 기소됐다.

 한편 올들어 양심적 병역 거부 관련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된 건 16건이지만 대법원에서는 여전히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유죄'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란 종교나 비폭력·평화주의 신념 등에 따라 입영을 거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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