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힐 뻔했던 '朴 7시간 행적'…문고리 3인방이 다 불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 특활비를 청와대에 전달한 혐의를 받는 안봉근(왼쪽부터), 정호성, 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이 지난 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02.02. [email protected]
朴 침실에 있었던 것도, 실시간 보고 안됐던 것도
"청와대 현장 검증 등 물증 확보 후 추궁한 결과"
"3인방, 최씨 당일 관저 방문 드러날까 전전긍긍"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4년간 물음표로 남아있던 '세월호 7시간'의 비밀은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 최측근인 '문고리 3인방'의 입을 통해 확인됐다. 별개의 혐의로 구속된 이들이 그간 전전긍긍 감춰오던 진실을 검찰에 털어놓은 모양새다.
29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자용)에 따르면 이 사건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는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다만 국정농단 등 혐의로 구속된 정호성·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 등이 검찰 조사에서 2014년 4월16일을 이야기했다.
먼저 최초 보고 시간과 관련해서는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과 안 전 비서관 진술이 도움이 됐다. 이 전 행정관이 운전하는 차에 안 전 비서관이 올라탄 시간이 10시12분이고, 이 차를 타고 관저에 도착한 시간이 10시20분께라는 진술이다.
당시 구체적인 상황도 안 전 비서관 진술을 통해 파악된 것으로 보인다. 관저 내 침실 앞에서 수차례 박 전 대통령을 불러 침실 밖으로 나오게 한 뒤 "국가안보실장이 급한 통화를 원한다"고 말을 했다는 것이다.
최씨가 참사 당일 관저를 찾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 계획 등을 논의했다는 '5인 회의' 사실도 이들 3인방의 진술로 확인됐다.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를 제외하고 이 회의에 참석한 3인방 진술이 일치한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퍼즐을 맞추는 데는 검찰이 광범위하게 수집한 물증도 역할을 했다. 당일 이 전 행정관 카드 내역을 확인한 결과 남산터널을 두 번 통과한 내역이 나왔고, 이를 바탕으로 추궁해 최씨의 관저 방문 사실을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들 진술 등을 종합할 때 박 전 대통령이 사고 당일 중대본 이외 외부 일정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실시간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도 해당 업무를 담당한 정 전 비서관 입을 통해 확인됐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오후와 저녁 각 1회씩 그때까지 모인 보고서들이 한꺼번에 출력돼 보고됐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이들 진술뿐만 아니라 지난 7일 청와대를 방문하는 등 현장 검증도 거쳤다. 청와대 본관에서 관저까지 이동 소요 시간 및 거리를 측정하는 등 세월호 사고 당일 상황을 재연함으로써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갰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해 청와대 출입 로그기록 등 유의미한 자료 다수를 확보하는가 하면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에서 세월호 사고 관련 상황보고서 등도 찾아냈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전 비서관들 신병이 다 확보된 상태"라며 "여러 상황을 설득해서 수사 협조가 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그동안 최씨가 세월호 참사 당일 관저를 방문한 사실이 드러날까 전전긍긍하고 있었다"며 "우리가 정확한 사실관계를 말하니 털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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