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 죽음에 또 타살설…"외부 개입 여지 없어…음모론"
현직 의사 의혹 제기에 확산, 일부 동조
"노회찬 분명 타살인데 왜 부검 안하나"
경찰 "유서가 본인 자필 확실" 등 일축
전문가 "이 시점에 음모론 도움 안 돼"
【서울=뉴시스】 임태훈 기자 = 23일 오전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투신 사망한 서울 중구 한 아파트에서 경찰 과학수사대가 현장을 덮개로 가리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8분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 현관 쪽에 노 의원이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email protected]
이용식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23일 한 인터넷 매체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노 원내대표의 사망에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두경부외과 전공인 이 교수는 "17~18층에서 떨어지게 되면 벽에서 1m 내외로 떨어진다"며 "6~8m (벽에서 떨어진 위치로) 떨어졌다 하는 건 외력이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고한 경비원이 발견 직후 맥박을 쟀더니 잡히지 않았다고 했는데, 심장은 자율기관이라 바로 멈추지 않는다"며 "타살 이후 떨어진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주변 바닥에 피가 거의 없다는 점 등에 의문을 표시하며 부검 필요성을 적극 제기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현직 의사가 제기한 의혹에 일리가 있다며 동조하는 분위기다.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아이디 '스**'는 "너무 확연한 타살 같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익명 아이디는 "아무리 봐도 노회찬은 타살인데 왜 부검을 하지 않냐"는 반응을 내놨다.
뽐뿌 아이디 '관**'는 "사람이 죽으면 자살인지 타살인지 밝혀내는 게 먼저"라면서 "일말의 의혹이 없는 상태라야 자살이라고 받아들여지는 게 맞는 절차 아닌가"라고 했다.
반면 경찰은 타살설이 근거가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가 본인 자필이 맞다"며 "CCTV, 아파트 앞에서 내린 시간과 엘리베이터에 내린 시점 등을 고려했을 때 다른 사람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특히 "더 낮은 거리에서도 그보다 멀리 투신하는 경우도 있다"며 타살 의혹을 반박했다.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영화 '김광석'의 이상호 감독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열린 김광석 딸 타살의혹 재수사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7.09.21. [email protected]
가수 김광석씨 사례가 대표적이다. 1996년 사망한 김광석씨가 부인 서해순씨에 의해 타살됐다는 의혹은 영화 '김광석'이 지난해 8월 말 개봉하면서 큰 이슈가 됐으나 경찰이 무혐의로 결론내리면서 사그라들었다.
2003년 정몽헌 현대그룹 전 회장 사망 때도 타살 의혹이 제기됐고, '듀스' 멤버 김성재씨가 1995년 갑자기 사망하자 타살설이 제기됐지만 의문사로 결론 내려졌다.
전문가들은 정상적인 반응이라면서도 지나치게 음모론으로 빠져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인간은 큰 일이 일어나면 배후의 음모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른바 '음모 이론(Conspiracy Theory)'"이라며 "합리적인 의구심으로 보긴 어렵지만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백종우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과거 자살인줄 알았다가 타살로 드러난 사건들도 존재해 있을 수 있는 반응"이라며 "워낙 사건이 갑자기 발생하고 사전 정보가 없었다 보니 외부에서 요인을 찾게 되고 불신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백 교수는 "이 시기에 너무 음모론적으로 생각하는 건 모두에게 도움되지 않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농민 고(故) 백남기씨가 '빨간 우의' 남성에 의해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이용식 건국대 의대 교수가 백씨 시신이 있는 안치실에 침입했다 유족 측에 적발됐다. (사진=백남기 투쟁본부 제공) 2016.10.30.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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