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동생' 영장 기각에 수사 차질 불가피…재청구 검토(종합)
'웅동학원 사무국장' 9일 구속영장 기각
法 "광범위 증거수집·수회 소환 이뤄져"
채용 비리 혐의 별건 수사 논란도 제기
檢 "광범위 증거인멸·종범은 이미 구속"
【서울=뉴시스】 박미소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씨가 검찰 소환에 출석하기 위해 지난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9.10.01. [email protected]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청구된 조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9일 새벽 기각했다.
조씨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포기해 서면심리만으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법조계 안팎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피의자가 구속 심사를 포기할 경우 영장이 대부분 발부됐지만, 조씨의 경우 장시간 심리를 거쳐 이날 새벽 기각 결정이 났다. 이는 기각 결정을 내리기까지 법원의 고민이 상당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중요 사건인 만큼 영장전담 판사들이 논의를 거쳤을 가능성도 있다.
조씨는 일가가 운영하는 사학법인 웅동학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청구 소송이 사실상 '허위 소송'이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조씨는 웅동학원 사무국장으로, 원고와 피고 역할을 동시에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조씨는 또 웅동학원 교사 지원자 측으로부터 채용을 대가로 억대의 돈을 받은 혐의도 있다. 조씨에게 금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모씨와 조모씨는 모두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명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배임)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주거지 압수수색을 포함해 광범위한 증거수집이 이미 이뤄진 점 ▲배임 수재 부분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을 언급하며 연장을 기각했다.
그러면서 "수회에 걸친 피의자 소환 조사 등 수사경과, 피의자의 건강 상태, 범죄전력 등을 참작하면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는 조 장관 가족 수사와 맞물려 검찰개혁 목소리가 높아진 시점에서 검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당장 무리한 신병 확보 시도라는 비판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채용 비리 혐의로 조씨 신병을 확보한 뒤 다툼의 여지가 있는 허위 소송 혐의를 본격적으로 수사하려했고, 법원이 이에 대해 제동을 건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으며 별건 수사 논란도 일고 있다. 다만 검찰에 이미 조씨의 채용 비리 혐의와 관련한 고발장이 접수된 만큼 별건 수사로 보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웅동학원 의혹의 중심에 있던 조씨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향후 검찰 수사 계획 역시 일부 차질이 있을 전망이다. 수사 동력 손실 역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원이 조씨 건강 상태 등을 기각 사유로 명시하면서 조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 신병 확보를 두고 검찰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가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는 메시지를 지속해서 보내고 있고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태에서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예상되는 후폭풍을 고려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검찰은 일단 조씨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등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영장이 기각된 직후 "혐의의 중대성, 핵심 혐의를 인정하고 영장심문을 포기하기까지 하는 등 입증의 정도, 종범(從犯) 2명이 이미 금품수수만으로 모두 구속된 점, 광범위한 증거인멸을 행한 점 등에 비춰 구속영장 기각은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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