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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한달]29·30·31번 감염원 못찾으면 지역사회 감염 2라운드 시작

등록 2020.02.19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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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서 지역사회 감염 주장 이미 나온 바 있어

역학적 연관성 未확인시 정부 인식 전환 불가피

단순 검역 수준 아닌 전방위 방역으로 확대해야

"지역사회 감염은 이미 시작돼…백병전 벌어야"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입원했던 것으로 알려진 대구 수성구 범어동 새로난한방병원은 18일 오후 나머지 환자를 타 병원으로 이송할 계획이다. 2020.02.18.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입원했던 것으로 알려진 대구 수성구 범어동 새로난한방병원은 18일 오후 나머지 환자를 타 병원으로 이송할 계획이다. 2020.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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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지난달 20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후 한달만에 국내 상황은 2차 유행 갈림길에 서 있다. 29번·30번·31번째 환자처럼 누구로부터 감염됐는지 알 수 없는 환자가 나타나면서 이들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우리나라도 지역사회 감염이라는 새로운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일본 등 주변 국가에서 이미 감염원을 알 수 없는 지역사회 전파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들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 방법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감염원을 찾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경우 단순한 검역 강화가 아니라 위기대응 수준을 격상하고 코로나19 환자 조기발견을 위해 의료전달체계 전반에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감염원을 특정할 수 없는 국내 코로나19 환자는 총 3명이다. 29·30·31번째 환자들이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19일 입국한 36세 여성이 같은 달 2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첫 번째 환자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31명의 환자가 나타났고 이 중 12명은 상태가 호전돼 격리해제됐다. 환자들의 상태는 산소마스크로 산소치료 중인 1명을 제외하곤 전반적으로 양호하다.

방역당국은 그동안 환자가 발생하면 첫 증상 발현일 하루 전부터 동선과 접촉자 여부를 확인했었다.

그러나 29·30·31번째 환자는 이례적으로 첫 증상 발현일 기준 14일 전부터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 환자들의 역학조사에는 즉각대응팀 1개 팀 외에 필요시 추가 역학조사관 배치도 진행하고 있다.

당국이 이처럼 전면적인 역학조사에 나서는 이유는 이 조사 결과에 따라 지역사회 감염 여부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인은 "이미 우리나라도 지역사회 감염 단계이고 경보단계 수준을 심각 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주장은 많이 있지 않았나. 이번에 감염경로를 파악 못하면 정부도 태도를 바꿀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18일까지도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면서도 아직 지역사회 감염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 일부에서는 이미 지역사회 감염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확인되거나 추정되는 지역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12개 국가를 꼽은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3명의 환자들의 동선에서 확진자 등 코로나19와의 역학적 연관성이 밝혀지지 않을 경우 지역사회 감염을 인정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 되면 정부의 감염병 재난 위기 경보가 현행 경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된다. 현재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본부장을 맡는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설치돼 운영 중이지만 심각 단계로 등급이 올라가면 국무총리가 감염병 대응의 전면에 나선다.

이 경우 그간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교민 이송, 개학 연기, 방역 지원 예산 편성 등을 위해 외교부, 교육부, 기획재정부 등과 조율을 거쳐 진행해왔던 각종 대응방안들이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미 국회입법조사처에서도 국무총리가 주관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구성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감염병 대응의 방향성도 현재까지는 감염원 유입과 환자 발생 차단에 무게를 뒀다면 지역사회 감염 상태에서는 환자의 발견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지역사회 감염 상태에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동선을 다 찾아내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임상적 증상으로 코로나19 의심환자를 찾아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환자를 조기발견해 격리와 치료를 통해 지역 내 확산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미국에서는 초기 증상이 비슷한 인플루엔자 의심환자 검사 후 코로나19도 검사를 하고 있다. 만약 지역사회 내 대규모 전파 사태가 벌어진다면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처럼 봉쇄조치나 이동금지 조치도 고려될 수 있다.

방역당국은 국민들에게 지역사회 감염을 최소화 하기 위해 손 씻기와 기침예절 등 개인위생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요양기관을 포함한 의료기관에 병문안을 최소화하고 피치못할 경우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현재 제5판까지 개정이 진행된 사례정의도 이르면 이날 6판으로 확대하고 오는 20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박 대변인은 "지역사회 감염을 막는 게 1단계 목표인데 그게 안 된 것 같다. 명확한 인과관계가 발견되지 않는 환자가 발생한 지금은 지역사회 감염 단계에서 이 난국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거의 백병전(白兵戰) 수준으로 나서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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