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후보' 이성윤 기소 가능성…차기 검찰수장 안갯속
대검, 수원지검 기소 판단 수용한 듯
'피고인 총장' 부담 떠안기에는 부담
박범계 "침묵도 메시지" 불만 내비쳐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검찰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1.03.04. [email protected]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최근 수원지검의 이 지검장 기소 판단을 수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지검은 이 지검장이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을 확인해 왔다.
기소 시점은 차기 총장 후보군을 압축할 검찰총장후보추천위(추천위) 회의 이후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한다. 추천위 전 이 지검장을 재판에 넘길 경우 대통령의 인사권을 침해했다는 논란을 살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차기 총장 후보군은 총장 공석 40일이 넘은 지금까지도 안갯속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검찰 조직 내 대표적인 친정권 검사로 거론되며 유력 총장 후보로 손꼽혔던 이 지검장의 입지가 여당의 4·7 재·보궐 선거 참패 등과 맞물려 점차 좁아지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청와대나 추천위가 '피고인 검찰총장' 탄생이라는 부담을 안고 가지는 않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이 지검장이 조직 내 신망을 잃었다는 점 등을 더해 추천위가 열린다고 해도 압축된 후보군에 이 지검장이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선택지가 좁아지면서 청와대 등도 고심이 깊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추천위 역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추천위가 임박한 상태에서 나온 관련 보도에 불편한 내색을 했다. 박 장관은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꼽힌 이 지검장의 기소 방침' 관련 의견 등을 묻자 "지켜보고 있다"며 "침묵하게 해달라. 침묵도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여전히 이 지검장이 유력 후보라는 시선도 있다. 정권 후반기 청와대 등을 겨냥한 수사가 탄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카드를 선택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분석이다.
지방의 한 검찰 간부는 "선거 참패로 일단 눈치는 보겠지만 결국 이 지검장처럼 친정부 성향이 짙은 후보를 지명하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 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 그대로 유임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의 2인자이면서 수사 실권자로 평가받고 있다. 총장 후보자가 기소되는 무리수를 감수하는 대신 문재인 정부 후반기 정권 의혹 수사에 대한 방어 차원의 절충안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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