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8개국만 빗장걸면 차단될까…불안한 방역
"전 세계적 확산하면 막을 수 없어"
유행 엄중…"유입 최대한 지연해야"
"국내 확인시 2~3주 역학조사 필요"
[인천공항=뉴시스] 배훈식 기자 =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유입 차단을 위해 남아공 등 8개국 발 외국인 입국이 제한된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방호복을 착용하고 입국한 외국인들이 행선지 이동 수단 등을 확인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1.11.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적인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검역을 강화해 국내 유입 시기를 최대한 늦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9일 외신에 따르면 지난 28일(현지시간) 마치디소 모에티 세계보건기구(WHO) 아프리카 국장은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으로 아프리카 국가를 대상으로 한 입국 제한 조치를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는 오미크론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 장벽을 높이고 있다.
일본과 태국 등 아시아 지역 국가들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여행을 금지했고 뉴질랜드, 호주는 아프리카에서 귀국하는 사람들을 격리 조치하기로 했다. 미국과 캐나다, 브라질, 유럽연합(EU) 등도 아프리카 여행을 금지하거나 입국자를 격리 조치했다.
국내에서도 오미크론 변이 발생 국가인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을 포함해 인접국인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8개국을 출발했거나 경유를 통해 들어오려는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했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다면 국내 유입을 막을 수는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국내에서는 초창기 중국 우한에서 발견된 S그룹부터 시작해 V, G그룹에 이어 알파형, 베타형, 감마형, 델타형 등 변이가 유입된 바 있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전 세계적인 유행을 언제까지고 막을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유행 상황 등을 고려하면 오미크론 변이의 국내 유입 시기를 최대한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국내에서는 단계적 일상회복 4주간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면서 수도권의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이 86.6%에 달하는 등 엄중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정 교수는 "유입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역량, 정보를 갖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유입 시기를 늦추기 위해서는 검역 강화가 첫 손에 꼽힌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아프리카 뿐만 아니라 경유를 통해 들어오는 사람 중에도 오미크론 확진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영국처럼 들어오는 사람 모두를 전원 자가격리해야 한다"라며 "이 정도로 강화를 해야 유입을 늦출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14일간 격리 의무 조치를 유지하다가 지난 5월부터 국내 접종 완료자, 지난 7월부터 해외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격리를 면제해왔다.
정 교수도 입국 제한 국가 확대에 대해 "이런 필요성 때문에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야 한다"라며 "오미크론 변이가 어느 국가에 얼마나 들어갔는지를 알아야 우리가 놓치는 일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미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 유입된 상황을 가정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천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가능성이 있는데 만약 확인이 된다면 최소한 아프리카 국가를 거친 입국자는 2~3주 거슬러 올라가 역학조사를 해서 접촉자를 찾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도 오미크론 변이를 검출할 수 있는 능력을 최대한 빨리 확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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