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가족 확진돼도 등교…숨은 감염에 불안한 학교
접종 여부 무관하게 동거인 확진시 수동감시
지난주 못 나왔던 학생도 소급 적용돼 등교
교총, 교육부에 공문 보내 "적용 유예" 요구
교육부 "그대로 시행…선제검사 등 참여해야"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새학기 전면 등교 첫날인 지난 2일 오전 광주 광산구 도산동 송정서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2022.03.1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14일부터 같이 사는 가족이 코로나19에 확진돼도 학생은 백신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등교할 수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숨은 감염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오미크론 유행 정점이 지날 때까지 학교가 직접 등교 수업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증상없는 감염 학생이 학교에 나오면 교내 감염이 발생해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교육부 등에 따르면 백신을 맞지 않은 유치원과 초·중·고교 학생은 전날인 13일까지 동거인이 확진 판정될 경우 7일 동안 등교를 하지 못했지만, 이날부터는 학교에 나올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 목요일(10일) 동거 가족이 확진된 미접종 학생은 금요일(11일)에 등교하지 못했지만 14일부터는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방접종 이력과 상관없이 확진자와 함께 사는 학생은 열흘 간 수동감시자로 분류된다. 수동감시는 대상자가 격리 없이 일상 생활을 하면서 증상이 생길 경우 스스로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는 조치를 일컫는다.
수동감시 대상 학생은 확진된 동거 가족이 검체를 채취한 날을 기준으로 사흘 이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을 것과 학생 본인이 수동감시로 전환된 지 6~7일차에 신속항원검사(RAT)를 받을 것이 권고됐다.
앞서 1일 확진자 동거인은 백신을 맞지 않아도 수동감시로 분류한다는 방역 당국 지침이 시행됐지만, 학생들에 한해서는 약 2주 적용이 유예돼 왔다. 학교가 방역 체계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지침 적용을 조금 더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동감시 학생은 진단검사가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이라, 가족이 감염돼도 등교할 수 있어 추가 감염 확산이 우려된다는 이유다.
보건복지부가 전날 공개한 주간 방역지표 동향 분석 결과, 지난 6~12일 18세 이하 확진자는 하루 평균 7만2605명에 달하고 있다. 1주일 전과 비교해 2만3694명(48.4%) 증가한 규모다. 전체 확진자 중 18세 이하가 차지하는 비율도 25.5%로 20%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최근 교육부에 공문을 보내 당분간 백신 미접종 학생의 수동감시 전환 조치 적용을 유예해 줄 것을 요구했다. 교총은 공문에서 "확진 개연성이 큰 학생원의 등교를 용이하게 하는 것은 감염 상황을 악화시키고 최소한의 학사 운영조차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지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강남베드로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내일(14일)부터 한 달간 한시적으로 응급용 PCR 검사와 전문가용 RAT 양성 결과를 PCR 검사 양성 확진과 동일하게 관리한다고 밝혔다. 2022.03.14. [email protected]
교육부가 학사운영 유형을 학교가 감염 상황을 고려해 스스로 정하게 하면서 이번주 전면 원격수업에 나서는 학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교육부는 당초 강화된 방역으로 학교가 가급적 등교 수업을 운영하게 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2~11일까지 운영된 새 학기 적응주간에는 학교가 학부모 설문 등을 거쳐 수업 유형을 탄력적으로 정할 수 있게 했다. 적응주간은 종료됐지만, 교육부는 탄력적 등교 방침을 유행 정점이 지날 때까지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7일 기준 전체 유·초·중·고 2만311개교 중 1만7894개교(88.1%)는 전면 등교, 1995개교(9.6%)는 등교·원격 병행, 334개교(1.6%)는 전면 원격수업을 했다. 전면 원격수업 학교는 개학일인 2일 대비 3배 늘었다.
다만 원격수업에 지친 학생과 학부모들이 등교 수업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게 큰 만큼, 다수 학교가 전면 등교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 관악구 한 초등학교 교장은 "인근 학교에서 이번주 학사운영 유형을 정하기 위해 설문을 했더니 전면 등교와 원격수업이 반반씩 나뉜다"며 "맞벌이 가정에서는 위험해도 학교에서 자녀를 맡아줬으면 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육부는 교내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학생들이 등교 전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하고, 학교에서 지급한 RAT 키트를 활용한 주 2회 선제검사에 적극 참여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현재 자가진단 앱에서는 발열 등 코로나19 임상증상이나 PCR 검사 대기 중인지 묻는 문항에 "예", RAT를 실시 결과 "양성"이라 답변했다면 학생에게 등교를 중단할 것을 통보한다.
이날부터 한 달 동안 동네 병·의원에서 전문가용 RAT를 받고 양성이 나오면 확진자로 분류돼 즉시 격리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앱을 통해 안내한다.
RAT를 실시했는지 묻는 문항에 '양성'을 입력하면 "선별진료소 PCR 검사나 지정 의료기관에서 전문가용 RAT를 받으시기 바란다"고 안내하는 방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백신을 맞지 않은 학생도 동거가족 확진 때 수동감시로 전환한다는 방역 지침은 오늘(14일)부터 예정대로 시행한다"며 "선제검사와 마스크 착용 등 기본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면 교내 감염을 줄이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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