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제가 대장동 관련 돈 달라 한적 있나…억울하기 짝이 없다"(종합)
대장동 개발 뇌물 혐의 공판 남욱의 증언
남욱 "김만배가 '상도형이 연락했다' 말해"
"곽상도가 50억 지급 요구한다고 들었다"
곽상도 "피고인들 사이 대화 몰라…억울"
남욱 "50억원 언급은 블러핑" 취지 증언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월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후 법정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02.04. [email protected]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곽 전 의원 등 3명의 6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남 변호사는 이날 변론에서 분리돼 증인석에 섰다.
남 변호사는 "김 회장(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하나은행에 찾아가서 컨소시엄을 구성하자고 했는데, 곽상도(전 의원)가 막아줬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검찰의 공소사실과 정영학 회계사의 증언 등을 종합하면 대장동 개발 사업 공모에는 총 3개의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그 가운데 호반건설은 다수 은행사들이 참여하는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상했다고 한다.
호반건설이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상하던 시기에 김상열 회장이 하나금융 회장에게 직접 연락해 참여를 요청했다는 것이 하나은행 부장급 직원에게서 정 회계사가 전해 들은 정보이다.
검찰은 하나금융 회장과 성균관대 동문인 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에게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잔류하도록 청탁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그 대가로 김씨가 대리급 직원이었던 곽 전 의원 아들에게 성과급 등으로 50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이날 남 변호사는 김씨에게서 "컨소시엄이 깨질 뻔했는데, 상도 형(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 회장한테 전화해서 그걸 막아주셔서 당선이 될 수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가 2019년에 '곽 전 의원에게 50억원을 줘야 하는데,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의 검찰 수사를 막아줬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자신에게 말했다고 남 변호사는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수원지검에서 로비 혐의로 구속기소된 적이 있다. 그는 1심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이 판결이 확정됐다. 남 변호사는 "이미 변호사비를 다 냈는데, 저희 때문에 돈을 준다고 말하니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와 만났을 때 '곽 전 의원이 나(김씨)에게 50억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곽 전 의원 아들에게 6~7년 일한 대가로 50억원을 지급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남욱 변호사가 지난해 11월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2021.11.03. [email protected]
반대신문 과정에서 곽 전 의원 측 변호인은 "식당에서의 언쟁은 후원금 관련이고, 술에 취한 곽 전 의원이 김씨에게 '돈 많이 벌었으면 후원금을 좀 내라'고 농담을 하거나 구박한 정도의 말이었을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남 변호사는 만남 시기가 2017년경일 것이며 정 회계사 말이 맞을 수 있지만 자신은 만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곽 전 의원은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제가 직접 대장동과 관련해서 돈을 달라고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남 변호사는 "로비 사건으로 인한 변호사비를 요구한 것 외에 대장동을 명목으로 돈을 요구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곽 전 의원은 "저는 지금 구속되어 있고, 사업에 관여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 저로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다. 증인(남 변호사)과 피고인(김씨)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저는 알 길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에게서 어떤 일을 해주고 돈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했냐"고 남 변호사에게 물으려고 했지만, 재판부는 "적절하지 않은 질문이다"고 제지했다.
남 변호사는 곽 전 의원 측 변호인의 반대신문 과정에서 '김씨가 5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대장동 사업 비용을 자신에게 떠넘기기 위해 하는 블러핑(허언)이라고 생각했다'는 취지로도 주장했다.
곽 전 의원은 지난해 4월 아들의 성과급 등 명목으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씨로부터 약 25억원(50억원에서 세금 공제)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곽 전 의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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