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사리는 경찰]①'화살총 피습' 대처 논란에 '의무 내던져' 비난 봇물
경찰관 7명 범인 곧바로 검거 안해…직접 112 신고
그 사이 무기 들고 도심 활보…부실 대응 논란 확산
인천 흉기 난동 사건 현장 이탈 경찰관 2명은 해임
"훈련 받았나…경찰의 부실함은 곧 시민의 불안감"
"영화도 아니고 맨 몸으로 어찌 막나" 옹호 의견도
[여수=뉴시스] 지난달 30일 새벽 20대 남성이 여수 모 파출소에 쏜 공기 화살총. (사진 =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9일 경찰에 따르면 여수경찰서는 최근 화살총 습격사건 현장 지휘 적절성 조사를 위해 파출소 순찰팀장 A경감을 경무과로 대기 발령 조처했다.
A경감은 지난달 30일 오전 2시16분 파출소 출입문 사이로 공기 화살총을 쏘고 달아난 B(22)씨를 곧바로 검거하지 않는 등 현장 대응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A경감을 비롯해 당시 근무 중이던 경찰관 7명은 몸을 숨긴 채로 사건 발생 10분이 지나도록 범인을 쫓아가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경찰관 중 한 명은 휴대전화로 112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질타가 쏟아졌다.
또한 7명의 경찰관이 몸을 숨긴 사이 B씨는 무기를 들고 도심을 활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칫 무고한 시민이 다칠뻔 한 상황으로 이어져 비난 여론이 확산했다.
경찰의 부실 대응이 도마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해 11월15일 인천 남동구 한 빌라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흉기 난동 당시 출동한 경찰관 두 명은 범행을 제지하지 않거나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은 채 현장을 이탈했고 사건 발생 후 해임됐다.
김창룡 당시 경찰청장은 입장문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경찰의 가장 중요한 사명이자 소명인데도 불구하고, 위험에 처한 국민을 지켜드리지 못한 이번 사건에 대해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경찰 내부의 자정 노력에도 해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시민들 사이에선 경찰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인천 남동구 한 빌라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일가족에게 흉기를 휘두른 40대 남성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17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모습을 드러냈다. 2021.11.17. [email protected]
직장인 D(30)씨도 "현장 경찰의 훈련 및 대응 부족 아닐까"라며 "경찰조차 대응을 못하면 시민들이 길에서 저런 범죄자를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대처하나. 경찰의 부실함은 곧 시민들의 불안감"이라고 우려했다.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경찰관이 휴대전화로 112에 신고한 행위에 대해 "소방관이 소방서에 불 났다고 119에 신고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해가는 측면이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기습 상황에서 무장하지 않은 경찰이 할 수 있는 건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E(36)씨는 "상대는 총을 들고 있는데 영화도 아니고 맨 몸으로 어떤 경찰이 막을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소방관도 맨 몸으로 불을 끄는건 아니지 않나. 소방관 손에 아무것도 쥐어진 게 없는 상황과 유사하다"며 "소방관이랑 비교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경찰을 옹호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경찰청 게시판에도 일부는"경찰학교에서 경찰관 스스로의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배운다", "본질은 경찰관서가 테러를 당했고 그 안에 있던 사람은 테러를 당한 피해자", "경찰관 목숨은 2개, 3개라도 되느냐" 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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