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비상 걸린 지방대학들…올해도 "입학하면 장학금"
중부대, 합격자 전원 100만원…김포대 "노트북"
계명대 "정시 최초합격자 등록금 30% 장학금"
'입학성적 무관 장학금' 지난 3년간 85개 대학
수도권 쏠림에 실효성 없어…69곳 충원율 감소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지난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학년도 정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에서 비수도권 대학 부스가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2.12.23. [email protected]
23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오는 29일부터 시작되는 정시 모집에서 중부대, 극동대, 계명대, 김포대 등이 합격자에게 성적과 무관하게 장학금을 주겠다고 밝혔다.
중부대는 충남 금산군 국제캠퍼스 신입생 전원에게 학업장려장학금 100만원을 지급한다.
극동대는 최초 합격자에 한해 첫 학기 입학금 폐지분(20만원 상당) 만큼의 새내기 장학금을 내걸었다.
계명대는 인문·자연계열 최초 합격자에게 입학한 학기 1차례에 한해 등록금의 30%를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입학 성적 상위 50% 이내에게 첫 학기 등록금의 절반을 장학금으로 감면하는 특별장학금 제도를 제시했다.
김포대는 수시 최초 합격자에게 장학금을 최대 100만원 지급하며, 정시 합격자에게는 1인당 고사양 수업용 노트북 1대를 주겠다고 밝혔다
이런 파격 혜택이 이어지는 원인은 모집난 때문이다.
인구 감소로 대학 정원보다 학령인구가 더 적은 '데드크로스'가 본격화된 상태다.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비수도권 대학이 특히 신입생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대학의 총 입학정원(47만4180명)과 만 18세 인구(47만6259명) 규모는 고작 2000여명 차이였다. 올해 4월 일반대 학부 신입생 충원율은 수도권이 99.2%였는데 비수도권은 94.6%였다.
종로학원이 최근 4년간 대학들이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해 선발한 정원을 분석한 결과, 비수도권은 1만9878명에서 3만2537명으로 1.6배 증가했으나 서울권은 2019학년도 3148명에서 지난해 1800명으로 감소했다.
수시 이월 인원은 합격했지만 다른 대학을 택해 등록을 포기했거나 아예 지원자가 없어 신입생을 충원하지 못한 정원으로, 이어지는 정시로 넘겨 선발할 수 있다.
합격만 하면 성적에 관계 없이 장학금을 주는 지방대가 나오는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대전의 한 대학은 2020년 입학한 신입생 전원에게 30만원을 지급했고, 지난해는 100만원으로 액수를 올렸다. 올해는 등록금 전액을 지급했다. 충원율은 2020년 78.2%에서 올해 57.8%로 오히려 감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실이 지난 10월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3년간 신입생 모집 당시 성적과 소득 수준에 관계 없이 전원에게 장학금을 준 대학은 85개교에 달했다. 66곳이 지방대다.
2020년 대비 올해 신입생 충원율을 올린 대학은 10개교(11.8%)에 그쳤다. 69개교(81.2%)는 오히려 줄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교육은 가격이 아닌 브랜드 경쟁"이라며 "대학은 절대 가격 경쟁으로 이길 수 없으며, 그렇게 하려는 순간부터 브랜드 가치의 추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엄중하게 알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의대에 수험생이 몰리듯 대학은 아웃풋(취업 등)을 높이는 방향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지방자치단체, 지역 기업과 연계한 계약학과를 만들거나 대기업과의 파격적 혜택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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