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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발 속 자전거 탄 70대 내리막길 추락사…구청 손배 책임

등록 2023.01.3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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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사고 위험성 높은 도로에 대한 방호조치 의무 저버려"

"피해자 미끄러운 길에서 자전거 운행 고려, 구청 책임 30%"

눈발 속 자전거 탄 70대 내리막길 추락사…구청 손배 책임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내리막길 자전거 추락 사고로 고령 운전자가 치료 중 숨졌다면, 방호조치를 하지 않은 구청이 유족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광주지법 민사 6단독 김춘화 부장판사는 A씨가 광주 북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피고는 A씨에게 1548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의 남편 B(78)씨는 눈이 내리던 지난 2021년 1월 18일 자전거를 타고 광주 북구 한 도로 내리막길을 내려오다 1m 아래 길(진행 방향 오른쪽)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크게 다친 B씨는 4개월가량 입원 치료를 받다 숨졌다.

A씨는 북구의 도로 관리 하자(울타리·경고판 미설치 등)로 B씨가 사고를 당했다며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재판장은 북구가 사고 위험성이 높은 도로에 대한 방호조치 의무를 저버려 해당 사고가 발생했다고 봤다.

재판장은 "이 사건 도로는 다리에서 왼쪽으로 꺾어진 내리막길로 폭이 좁은 편이어서 보행자·자전거가 추락할 위험이 있었다. 국토교통부 도로안전시설 설치·관리지침 예규는 추락 방지 필요 구간에 보행자용 방호울타리 설치를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북구는 이 도로에 방호울타리와 경고판을 설치하지 않았다가 사고 이후 울타리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재판장은 "국가배상법에 따라 도로·하천·공공 영조물의 설치·관리 하자로 타인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했을 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도로 관리를 소홀히 한 북구는 A·B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봤다.

다만 "고령인 B씨가 당시 내린 눈으로 미끄러운 내리막길에서 자전거를 타다 추락해 피해가 컸을 것으로 보이는 점, B씨의 상속인 A씨가 보험사에서 받은 1000만 원을 손해액에서 공제해야 하는 점, 치료비·위자료·상속 관계 등을 고려해 북구의 책임을 3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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