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자폐스펙트럼장애 중증도 평가…"행동지표로 활용"
세브란스, 자폐스펙트럼장애 평가모델 개발
정확도 97.6%…현장 진단도구로 활용 기대
[서울=뉴시스]연세대 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고찬영 강사와 박유랑 교수. (사진= 세브란스병원 제공) 2023.06.28. [email protected].
연세대 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고찬영 강사와 박유랑 교수 연구팀은 개발한 소아 행동(소아의 사회적 기능 ‘공동주의')의 객관적 평가·측정 방법을 이용해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진단하고 중증도를 확인할 수 있는 딥러닝 기반 모델을 구축했다고 28일 밝혔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의사소통 등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고 제한된 관심사에만 반복적인 행동을 보이는 발달장애다. 공동주의는 타인과의 상호작용 상황에서 나타나는 행동 양상으로 시선 이동, 고개 돌림, 눈맞춤으로 이뤄진다.
공동주의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소아가 스스로 사물-타인-사물 또는 타인-사물-타인으로 시선 이동을 하며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자발적 공동주의', 가까이 또는 먼 위치에 있는 사물을 타인이 먼저 손가락으로 가리킴으로써 상호작용을 유도했을 때 시선 이동을 통해 사물을 보는 정도를 각각 '낮은 수준의 수동적 공동주의'와 '높은 수준의 수동적 공동주의'로 구분한다.
소아의 비정상적 공동주의 행동은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진단하는 주요 행동 지표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공동주의를 객관적·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임상 평가자의 판단에 따라 자폐스펙트럼 여부와 중증도를 측정해야 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먼저 객관적으로 공동주의를 평가하고, 유도된 행동을 비디오 데이터로 수집하는 프로토콜을 개발했다. 해당 프로토콜을 이용해 생후 24~72개월의 자폐스펙트럼장애가 있는 소아 45명과 정상발달 소아 50명 등 총 95명을 대상으로 3가지 유형의 공동주의 행동 비디오를 수집했다.
수집한 비디오 데이터를 입력값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정상발달 유무를 식별하고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중증도를 예측하는 AI 기반의 자폐스펙트럼장애 평가 시스템을 구축했다.
연구팀은 공동주의 세 가지 유형별로 딥러닝 모델의 자폐스펙트럼장애 유무와 중증도 예측 성능을 진단 정확도를 나타내는 ‘수신기 작동 특성 곡선’(AUROC), 정확도(전체 데이터 수 중 예측 결과와 실제 값이 동일한 건수가 차지하는 비율), 정밀도(검사에서 양성으로 진단됐을 때 실제 질환이 있을 확률), 재현율(실제 질환이 있는 사람을 검사했을 때 양성으로 나올 확률) 4개 지표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딥러닝 예측 모델은 3가지 공동주의 유형 모두에서 4개 지표가 높은 수준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 유무를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가 스스로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자발적 공동주의 영상을 입력값으로 예측 모델을 분석했을 때 AUROC 99.6%, 정확도 97.6%, 정밀도 95.5%, 재현율 99.2%를 기록했다. 다른 두 가지 유형의 영상을 입력값으로 분석했을 때에도 동등한 수준으로 예측했다.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정도를 증상없음, 경증-중등, 중증으로 구분한 중증도 평가에서는 자발적 공동주의 영상을 입력값으로 분석했을 때 AUROC는 90.3%, 정확도 84.8%, 정밀도 76.2%, 재현율 84.8%로 다른 유형을 입력했을 때보다 높게 나타났다. 자발적 공동주의가 다른 유형의 공동주의보다 소아의 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한 욕구와 의도성을 좀 더 반영해 정밀한 분류가 된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소아의 행동지표를 디지털화해 객관적인 방법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식별하고 증상의 심각도를 평가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면서 “향후 자폐스펙트럼 장애뿐 아니라 여러 행동문제가 동반되는 뇌신경질환 연구와 임상적 평가를 위한 선별 및 정밀진단 보조도구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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