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배제' 여파는…"수학, 2~3등급대에 영향"
수학, 수능 영역 중 교육부 선정 '킬러 최다'
"킬러 배제, 중상위권 '등급 향상' 희망될 수도"
"6월 모평 국어, 중상위 무너져"…'악재' 의견도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지난달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3학년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2023.06.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교육부가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부터 초고난도 킬러문항 출제를 공식적으로 배제하기로 하면서 어떤 수능 영역, 어떤 수험생 집단에 가장 큰 여파가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2일 입시 전문가들은 국어보다는 수학 영역, 최상위권보다는 2~3등급대 중상위권 수험생들에게 킬러문항 배제의 영향이 가장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분석에는 가장 최근 실시된 2024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채점결과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올해 수능 6월 모의평가 채점결과 수학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51점이다. 136점인 국어보다 15점이나 높다.
표준점수는 원점수 평균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상대적인 점수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았다는 얘기는 그만큼 학생들이 어렵게 풀어 원점수 평균이 낮았다는 의미다.
교육부도 수학 영역에서 킬러문항이 가장 많이 출제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26일 킬러문항 사례를 발표하며 올해 6월 모의평가 중 수학에서 3문제를 꼽았다. 국어(2개), 영어(2개), 탐구(1개)보다 많았다. 3년 치 수능까지 포함한 26개 킬러문항 중에서도 수학이 9문제로 국어(7개), 영어(6개), 탐구(4개)보다 많았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당연히 수학에서 킬러문항이 없어진 티가 가장 많이 날 것"이라며 "이번에 수학이 가장 어렵게 출제된 부분을 평가원이 신경 써 조율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내다봤다.
수학 선택과목 중에는 미적분에 대한 난이도 조정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적용된 2022학년도 수능 이후 교육부가 수학 킬러문항으로 꼽은 8개 중 3개가 미적분으로, 22개 문항이 출제되는 공통과목(3개)만큼이나 킬러문항이 많았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미적분이 '확률과통계'보다는 어려운 과목이고, 성취기준 자체도 복잡하게 꼴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5개월 앞으로 다가온 24학년도 수능에 빨간불이 켜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킬러 문항'으로 불리는 초고난도 문항을 출제하지 않겠다며 수능 출제 방향에 직접 개입했으며 수능 출제를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도 사퇴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 교육계가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지난달 2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의 모습. 2023.06.21. [email protected]
수험생 집단을 크게 1등급 최상위권, 2~3등급 중상위권, 4등급 이하 하위권으로 분류했을 때는 중상위권 수험생들에게 킬러문항 여파가 가장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그 여파가 호재일지 악재일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소 갈렸다.
김원중 실장은 "킬러문항이라는 '넘사벽' 문제가 제거되기 때문에 킬러문항 1~2개 빼고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다 풀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항상 킬러문항 1~2개를 풀지 못해 1등급의 문턱을 넘지 못했던 중상위권 수험생에게는 킬러문항 배제가 좋은 소식이라는 것이다.
반면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킬러문항이 배제된 시험이 2~3등급 학생에게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올해 6월 모의평가 국어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136점)은 지난해 수능(134점)보다 2점이 올라갔는데, 만점자는 지난해 371명에서 올해 1492명으로 오히려 많아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점수 평균은 낮아졌는데 만점자는 4배 이상 많아졌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결과적으로 최상위권은 쉽게 풀었고 2~3등급에게 어려운 시험이었던 것은 문학이 안 돼 있기 때문"이라며 "문학을 먼저 풀고 독서로 갔을 때 독서가 쉬웠다고 하지만 2~3등급 아이들 입장에서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킬러문항이 없는 상황에서 변별력을 줄 수 있는 방법은 그간 쉽다고 생각했던 문제들을 어렵게 내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70%만 알아도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이제는 100% 알아야 풀 수 있도록 출제돼 애들을 줄 세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소장은 "예를 들어 지금까진 선택지 5가지 중 결정적인 답이 하나가 있었다면 이제는 답에 가까운 헷갈리는 선택지를 2개 만들면 공부가 제대로 안 된 친구들은 거기서 시간을 뺏길 것"이라고 부연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상위권을 겨냥한 킬러문항이 사라졌지만 정부에서는 변별력을 갖추겠다고 했기 때문에 섣부른 난도 예측은 금물"이라며 "지금으로서는 고3이나 N수생, 문과·이과 등 어떤 집단에 킬러문항 배제가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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