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강경 폐절제술, 국소마취제 8분의 1만 써도 통증관리"
흉강경 폐 절제술 새 통증치료법 효과 입증
온도 감응성 고분자 젤…국소마취제 혼합
[서울=뉴시스]흉강경을 이용해 폐 절제술을 시행한 환자에게 수술 후 국소마취제를 8분의1 적게 투여해도 통증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전재현 교수·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흉부외과 성용원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관민 교수.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2023.12.06. [email protected].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전재현 교수·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흉부외과 성용원 교수(책임저자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관민 교수 연구팀)는 온도감응성 젤과 국소마취제를 혼합한 새로운 통증 치료제를 도입해 통증 조절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6일 밝혔다.
흉강경 수술은 약 1~2cm의 작은 구멍을 몇 군데 뚫고 기구를 삽입해 수술하는 방법이다. 이 수술법은 집도의 손이 들어갈 정도의 크기로 가슴을 절개하고 갈비뼈(늑골)를 벌리는 개흉술 대비 절개 범위가 작아 통증이 적고 회복속도가 빠르며 합병증이 적다.
하지만 흉강경을 이용해 폐를 절제해도 늑골 근처에 위치한 촘촘한 신경망을 자극하기 때문에 호흡이나 기침을 곤란하게 만드는 지속적인 통증은 여전히 존재한다. 통증을 적절히 관리하지 못하면 다양한 심폐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수술 전후의 통증, 특히 수술 후 급성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적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연구팀은 흉강경을 이용한 폐절제술을 시행하는 총 90명의 환자를 무작위 배정(실험군 45명·대조군 45명)해 연구를 진행했다. 온도감응성 고분자(Poloxamer 407) 기반의 젤과 국소마취제를 혼합한 후 흉강경 수술 환자에게 주사 형태로 도포했을 경우 ▲국소마취제의 사용량 ▲자가통증치료제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사용량 ▲환자가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투여해도 통증이 조절되지 않을 때 추가로 사용할 수 있는 구제약물(데메롤, 마약성 진통제) 의존 정도 등을 카테터를 삽입해 투여하는 대조군과 비교했다.
연구에 사용한 온도감응성 고분자 기반의 젤은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물질이다. 온도에 따라 물성이 변화해 상온에서는 쉽게 주사할 수 있는 형태다. 체온에서는 점도가 높은 겔 형태로 바뀐다. 수술 절개 부위에 도포하면 약물이 72시간 동안 서서히 방출되는 원리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소마취제 사용량은 대조군 대비 약 8분의 1로 적었지만, 통증조절 효과에는 차이가 없었다. 또 수술 후 72시간 동안 펜타닐 사용량과 구제약물 의존 정도가 비슷했고, 오히려 48시간 내 구제약물 사용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연구의 책임저자인 김 교수는 “새롭게 개발된 통증 치료법은 흉강경을 이용한 폐 절제술을 받은 환자에게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치료 방법으로, 수술 후 환자들이 편안한 상태로 회복에 전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적용 부위나 방법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겠으나 이 치료법은 사용 편의성이 매우 높아 간편하게 환자의 수술 후 통증을 관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흉부외과학회에서 발행하는 세계적인 학술지 ‘애널스 오브 쏘라식 서저리(Annals of Thoracic Surgery)’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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