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위원장 후보 '尹퇴진 투쟁' 방식 이견…"총파업" vs "파업 남발"
'최초 연임' 양경수 vs '최초 여성' 박희은 합동 토론회
'윤석열 퇴진 투쟁' 한 목소리…투쟁 방식 놓고는 이견
총선·정치 방침에 "집행해가야" vs "조직적 결의 맞나"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양경수, 박희은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가 7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열린 2023년 민주노총·민주노총 지역본부 임원 동시선거,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 언론사 초청 1차 합동토론회에서 각각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1.07. [email protected]
다만 투쟁의 방식을 놓고 양 후보는 현장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것에 방점을 둔 반면, 박 후보는 연중 총파업을 통한 강력한 투쟁을 강조하면서 서로 다른 입장차를 보이기도 했다.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서울 정동 민주노총 본부에서 '제11기(직선 4기)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 1차 합동 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달 27일부터 공식 선거전에 돌입한 이번 선거에는 현 집행부의 위원장인 양 후보(기호 1번)와 부위원장 중 한 명인 박 후보(기호 2번)가 차기 위원장으로 나섰다.
양 후보는 민주노총 '최초 연임' 위원장에, 박 후보는 민주노총 '최초 여성' 위원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양 후보는 모두 발언에서 "윤석열 정권은 이념보다는 민생을 강조하겠다는 말과는 반대로 여전히 이념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노동자 민중에 대한 탄압도 멈추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3년 간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민주노총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후보라고 자부한다"며 "지난 1년 반 동안 윤석열 정권과 맞서 싸우는 전쟁을 꼭 매듭짓고 싶다. 힘차게 압도하는 민주노총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노조파괴, 노동개혁, 민영화, 반민주 등 윤석열의 악행을 꼽자면 끝도 없다"며 "이처럼 현장과 조합원은 매일 고통이지만, 민주노총은 모아내는 투쟁을 만들지 못했다. 존재감을 잃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다른 미래, 강렬한 투쟁을 제시한다"며 "노동법 쟁취부터 체제 전환 총파업까지 민주노총다운 투쟁으로 3년 임기 내에 세상을 한 번 힘차게 흔들어보겠다. 바꿔서 이기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기호 1번)가 7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열린 2023년 민주노총·민주노총 지역본부 임원 동시선거,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 언론사 초청 1차 합동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1.07. [email protected]
그러나 이어서 진행된 후보 간 상호 질의 응답에서 두 후보는 투쟁의 방식을 놓고 의견을 달리 했다.
양 후보는 박 후보가 공약으로 제시한 '체제 전환 민중 총파업'에 문제를 제기했다. 노동법 개정 투쟁을 시작으로 임기 내내 끊임없이 비정규직과 여성 등 영역별 파업을 조직해 총파업에 나서겠다는 것이 가능하겠냐는 것이다.
양 후보는 "그간 민주노총 안에서는 파업이 너무 남발되는 것 아니냐, '뻥파업' 그만 좀 하자는 비판도 많이 있었다"며 "이것을 어떻게 현실화시킬 수 있을지, 과연 현장에서 실질적인 파업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그동안 거리에서 수많은 투쟁을 했지만 현장에서는 이 투쟁을 제대로 모아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다"며 "이에 전략 특위를 구성해 의제를 모아내고 체제 전환을 위한 민중 총파업을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박 후보는 양 후보가 성과로 평가한 '윤석열 퇴진 운동본부'의 좁은 참여 폭과 한계 등을 문제로 들었다.
이에 대해 양 후보는 "투쟁이 성과를 내려면 현장의 요구를 어떻게 모아낼 것인지부터 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투쟁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준비되면 어떤 방식의 투쟁이든 위력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박희은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기호 2번)가 7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열린 2023년 민주노총·민주노총 지역본부 임원 동시선거,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 언론사 초청 1차 합동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1.07. [email protected]
양 후보는 "이것은 조직의 결정이기 때문에 누가 위원장이 되더라도 집행해가야 할 몫과 책임, 역할이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 후보는 "기본적으로 대위원회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것이 과연 전 조직적 결의를 모으고 확인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조합원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두 후보는 이 밖에 지난 총파업 평가,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법, 노동시간 문제 등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을 밝혔다.
투표는 다음 달 21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간 전자·현장·우편 방식으로 진행된다. 연장 투표나 일부 재투표, 결선 투표 여부는 같은 달 28~30일 중 공지할 예정이다. 차기 민주노총 위원장 등 지도부 임기는 내년 1월부터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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