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국정복귀 의지?…칩거 속 '제4차 산업혁명' 탐독
보수층 지지단체의 탄핵반대 시위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지난 1일 새해 첫날을 맞아 직무정지 상태에서도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던 것과 맞물려 국정복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10일 "박 대통령이 최근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고 한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를 맞아 통섭과 융합, 산업과 문화의 시너지에 대한 책"이라고 밝혔다.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창립자이자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이 쓴 이 책은 4차 산업혁명으로 말미암을 변화가 머잖았다는 점을 짚으면서 물리학과 디지털, 생물학 영역의 과학 기술이 불러올 삶의 변화와 영향, 그리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관점을 망라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박 대통령이 탄핵소추를 당하기 전까지 경제 분야의 주요 어젠다로 삼아왔던 개념이다. 현 정부의 핵심 정책기조인 창조경제를 4차 산업혁명의 돌파구로 삼아 경제 재도약의 동력을 만들겠다는 게 박 대통령의 복안이었다.
이에 따라 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의 바둑대결로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던 지난해 3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크라우딩 컴퓨팅, 빅데이터 등 ICT 분야의 기술혁신은 4차 산업혁명에 비견될 만큼 산업 전반에 혁신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한 뒤 기회가 있을 때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에 대한 대비를 강조해 왔다.
또 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들을 만난 자리에서 경제와 외교 현안에 대한 관심과 우려도 계속해서 내비치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과 일본과의 위안부 소녀상 갈등,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회귀 움직임 등에 걱정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맥락에서 박 대통령이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책을 탐독하고 주요 국정현안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있는 것은 국정복귀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로 해석된다. 나아가 탄핵심판과 특검 수사로 벼랑 끝에 몰린 가운데서도 서서히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는 의미로도 여겨진다.
실제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참모들로부터 휴식을 권유받을 정도로 지쳐있던 박 대통령은 최근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건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난 1일 돌발적으로 열렸던 기자간담회 당시에도 박 대통령은 밝은 모습은 아니었지만 건강상에 문제는 없어 보였다.
이는 경찰 집계에서 지난 7일 보수단체들의 서울 지역 탄핵반대 집회 인원이 촛불집회 참가자를 처음 웃돌았다는 결과가 나오는 등 지지층의 여론이 서서히 모이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탄핵반대를 주장하는 박 대통령 지지층이 결집한다면 여론에 민감한 헌재 심판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청와대는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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