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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문재인에 대한 '투트랙 전략'

등록 2017.01.11 10:3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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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이재명 성남시장이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편집인협회 세미나에서 기조발언하고 있다. 2017.01.10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이재명 성남시장이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편집인협회 세미나에서 기조발언하고 있다. 2017.01.10  [email protected]

구미 친박 항의 사건·개헌입장·개헌보고서 등에 文 옹호  文 견제시에는 박원순과 공조

【서울=뉴시스】채윤태 기자 = 이재명 성남시장이 유력한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상황에 따라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9일 문 전 대표가 경북 구미를 방문했을 때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차량을 막고 욕설을 퍼부은 데 대해 "문 전 대표에 대한 폭력행위는 백색테러"라며 "엄중하고 신속한 처벌을 요구한다"고 옹호했다.

 그는 "만약 박근혜나 여당 대표 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으면 어땠을까"라며 "법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또 문 전 대표와 함께 '대선 전 개헌 불가' 입장을 내세우며 반 전 총장을 포함한 다수의 대선주자에 각을 세웠다. 이 시장은 "정치 기득권 카르텔을 강화하는 내각 개헌제를 매개로 정치기득권자들이 제 3지대 창당을 시도 중"이라며 "야권 일부는 국민이 불 끄느라 정신없는 틈에 방화범과 손을 잡고 곳간 차지 생각에 여념이 없다"고 강하게 '개헌파'를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지난 6일 "개헌은 '분권형 4년 중임 대통령제'를 선호하지만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며 "개헌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이번 대통령 선거 전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개헌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 전 대표가 대선 후 4년 중임 대통령제를 주장한 데 힘을 실어준 셈이다. 

 이 시장은 또 7일 촛불집회에 참석해 개헌 보고서 논란 관련 "저는 당권 가진 측이 일종 어드밴티지 갖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문 전 대표 측을 옹호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시장이 '촛불 정국'에서 큰 폭의 지지율 상승을 보였지만, 박 대통령의 탄핵 가결 이후 지지세가 한 풀 꺾이며 문 전 대표의 편에 서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제3차 포럼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2017.01.10.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제3차 포럼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2017.01.10.  [email protected]

 그러나 이 시장은 문 전 대표에 대한 견제 카드를 거두지 않았다. 그는 지난 10일 "원래 대세는 깨지기 위해 있는 것"이라며 "실제 대세론이 유지된 적이 없다. 일시적 필요에 의해 선택된 후보들이 대세를 유지한 적이 거의 없다"고 이른바 '문재인 대세론'을 뒤집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 시장은 문 전 대표를 '성장하지 않는 나무'에 비유, "높지만 성장하고 있지 않은 나무를 넘으면 되지 않는가. 저는 성장하고 있다"고 견제했다. 이 시장이 지지율 반등이 어려워보이자 문 전 대표에 대한 견제를 통해 정치적 존재감을 확보하면서도, 문 전 대표에게 명분이 서 있을 때는 굳이 '친문'과 척을 지지 않는 전략을 펴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이 시장 박원순 서울시장과 공동 전선을 펴 문 전 대표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도 자주 연출되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3일 박 시장과 함께 한 행사에서 "언젠간 우리가 하나가 될 것"이라며 대선 전 비문 연대 결성 시도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러나 박 시장은 '문재인 때리기'로 일관하고 있어 '투트랙 전략'의 이 시장과 다른 행보를 걷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벌 개혁에 실패하고 불평등을 심화시킨 참여정부를 재현하는 '참여정부 시즌2'로는 촛불이 요구하는 근본적인 개혁을 이룰 수 없다"며 참여정부의 핵심 인사인 문 전 대표를 정조준했다.

 이 시장은 당분간 문 전 대표를 견제할 때는 박 시장과 함께 공동 전선을 구축하면서도 문 전 대표가 명분이 서는 주장에는 옹호하는 '투트랙 전략'을 고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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