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호남을 잡아라" 여야 대선 레이스 본격화
순회 경선, 토론회 등 호남서 출발…국민, 내홍
"장미 대선 스타트" 대선 주자들 표심잡기 사활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으로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광주·전남에서도 '장미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2야(野)와 바른정당, 자유한국당 등 보수정당들도 당내 경선에 돌입했고, 경선 흥행과 지지층 확산을 위한 각 당과 유력 주자들의 발걸음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과 바른정당은 호남 민심의 중요성을 반영해 첫 순회 경선과 토론회를 광주에서 가질 예정이다. 호남을 존립 기반으로 한 국민의당도 당내 대선주자들간 내홍 속에서도 지지세 확산에 분주한 상황이다.
◇2野·보수·진보 '경선 체제' 전환
민주당은 탄핵 인용으로 5월초 장미 대선, 벚꽃 선거가 현실화됨에 따라 경선로드맵에 맞춘 대선 레이스에 본격 돌입했다. 탄핵 심판 선고일인 지난 10일부터 예비 후보자 등록이 개시됐고, 18일까지 2차 경선 선거인단을 모집한다. 지난 10일 오후 6시 1차 선거인단 모집 결과 163만여 명이 몰렸고, 광주·전남에서도 2차까지 합치면 1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ARS투표, 순회경선 모두 호남이 출발선이다. ARS투표는 오는 25일, 전국 순회투표는 오는 27일 각각 호남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진행된다. 호남 민심과 당심이 당내경선과 전체 대선정국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텃밭이자 심장부인 호남에서 1위를 거머쥘 경우 전체 선거 판도를 리드할 가능성이 커 대선 주자들의 호남 공략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민의당도 대다수 의원이 호남권에 포진된 점을 감안, 초반 흥행 몰이와 대선 정국 기선잡기에 호남이 최적지라는 보고 호남 공들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최종후보는 4월 첫 주 확정될 예정이다.
광주시당의 경우 탄핵 직후 시의원과 구의원, 당직자 등을 중심으로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경선준비 작업과 향후 정국에 관한 입장과 활동 방향 등을 집중 논의하는 등 분주한 상황이다.
다만 경선룰(현장투표 80%+여론조사 20%) 세부시행 방안을 놓고 거듭되는 진통이 발목을 잡고 있다. 당초 오는 25일부터 호남을 시작으로 실시키로 한 전국 순회 경선도 영남권부터 실시키로 하는 등 궤도 수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범보수 진영인 바른정당도 28일 대선 후보를 최종 확정짓기로 하고, 국민정책평가단 투표를 위한 '슈퍼스타K'식 권역별 토론회를 19일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토론회는 19일 호남권, 21일 영남권, 23일 충청·강원권, 24일 수도권 순이다.
바른정당과 지지율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자유한국당도 대선 경선관리위원회가 출범하고, 5인 컷오프제가 도입된 것에 맞춰 시·도당 실무 준비작업에 나섰다.
민중연합당과 정의당 등 진보정당 시·도당도 60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대비한 선거 모드로 전환, 실무인력 충원 등을 검토 중이다.
모 정당 관계자는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을 올리는 게 중요하지만, 경선 흥행 등을 통해 당지지율을 올리는 작업도 못잖게 중요하다"며 "선거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낼 4월초까지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기에 주말도 반납한 채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명이라도 더" 대선주자들 표심잡기 올인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단기 대선이 현실화되면서 야권심장부를 쟁취하기 위한 경선 조직과 대선 주자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특히 유력 후보들은 호남이 최대 승부처이고 호남 민심이 대선의 방향타라고 보고 호남 표밭길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 10일 탄핵 선고 직후 진도 팽목항을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1시간 남짓 비공개 면담도 가졌다. 이튿날에는 광주 북동성당에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광주대교구장이 집전한 미사에 참례하고 김 대주교와 15분간 면담 시간도 가졌다. 국민통합과 치유 행보로 읽힌다.
광주와 전남에서는 총괄본부장인 이병훈 민주당 광주시당 공약단장을 중심으로 내부적으로 제1, 2본부장을 두고 지지세 확산에 힘쓰고 있다. 각 지역구 위원장과 시·도의원, 기초의원들에다 팬클럽 '포럼광주', '넥스트대한민국' 등을 중심으로 '대세 굳히기'에 힘쓰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탄핵 전후로 정국구상에 들어가는 등 정중동 자세를 보이는 가운데 경선을 앞두고 지역 내 지지모임의 움직임은 활발하다. 이병완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실장, 4선의 김성곤 전 의원, 서갑원 전 의원 등이 '안희정 라인'을 구축한 가운데 지역내 참여정부 친노 인사와 전직 국회의원, 현직 광역의원, 전직 관료, 시민단체 활동가 등 50여 명이 안 지사 지지를 공개선언하는 등 세 불리기에 힘쓰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고전적 선거캠프보다는 SNS를 기반으로 젊은층과 진보층의 자발적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정부 전 부처에 SNS 국민소통관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공약도 내걸고, 촛불집회에도 동참했다.
국민의당 경선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광주 서구 상록회관 5층에 캠프를 차리고, 광주를 콘트롤 거점으로 지지세 확산에 매진하고 있다. 당직자 연쇄 간담회 등을 통해 결집력도 극대화하고 있다. 경선 캠프를 비 수도권에 둔 야당 주자는 손 전 지사가 유일하다.
안철수 전 대표는 외곽조직인 '광주내일포럼' 등이 주축이 된 '국민광장 광주'가 자발적 활동의 구심점 역할을 해 나가고 있다. 동구 금남로3가 모 빌딩 4층에 지지모임 소통 공간을 마련해 활용하고 있다. 광장의 촛불이 국가대개혁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고 지역 내 지지그룹을 주축으로 어젠다 발굴과 다듬기에 주력하고 있다.
호남 출신 천정배 전 대표도 대부분의 일정을 광주·전남에서 소화하며 20∼30대 젊은층과 40∼50대 주부층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범보수 진영은 시·도당 창당으로 지역 조직망을 갖추는 한편 핵심당원 연수 등으로 선거 열기와 조직력을 끌어 올리고 있다.
정의당과 민중연합당 등 진보정당들은 현안별 공약을 중심으로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탄핵 인용과 동시에 '4말5초 대선' 체제에 돌입하면서 숨가쁜 선거전도 시작됐다"며 "숨죽인 탄핵 심판에 이어 이제는 운명의 대선 레이스가 시작됐고, 문재인 대세론에 맞선 후보 간 연대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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