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주한 남아공대사 "민주주의는 과정…공정 위한 차별은 받아들여야"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노주코 글로리아 밤(Nozuko gloria bam) 주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가 1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 남아공 대사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4.26. [email protected]
지난 1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 남아공대사관에서 만난 노주코 밤 대사는 지난 1994년 넬슨 만델라가 첫 흑인 대통령으로 선출되고 민주주의를 성취하면서 이전보다 훨씬 살기 좋은 곳이 됐지만 여전히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주코 밤 대사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있기 때문에 항상 좋은 방향으로 변해갈 수 있는 것"이라며 "민주주의는 정부를 중심으로 한번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과정 그 자체이고, 국민은 불만을 표현할 권리를 가질 수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아공의 민주주의는 '공정을 위한 차별'을 토대로 발전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인종차별정책)가 폐지된 이후 절대다수였던 흑인 계층이 성장해야 국가도 발전할 수 있다는 대원칙하에 기득권층에 양보를 요구해야만 했다는 것이다. 물론 반대가 없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노주코 밤 대사는 "가진 사람이 조금씩 양보를 하면서 화합을 이루어내는, 차별받았던 사람들을 위해 차별할 수밖에 없었던 측면이 있었다"며 "일부 백인들이 반발해 떠나기도 했고, 여전히 불만을 표출하는 백인공동체도 없지는 않지만, 민주주의는 누구나 자신의 주장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기에 공존하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 민주주의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제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빈곤, 실업률, 불평등 등의 사회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국민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남아공에서는 비전2030이라고 불리는, 국민 생활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빈곤층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루는 시스템이다. 또한 교육도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무엇보다 차별받았던 계층이 더는 경쟁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노주코 글로리아 밤(Nozuko gloria bam) 주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가 1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 남아공 대사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4.26. [email protected]
남아공은 민주주의 국가이면서도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다. 한국에 주재하는 대사로서 최근 한반도 정세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 그는 북한 핵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노주코 밤 대사는 "남아공은 오직 평화적 목적을 위한 핵 에너지의 사용만을 인정한다"며 "남아공은 북한 측에 비핵화를 독려하고 있으며, 북한이 6자회담으로 돌아와 핵 문제가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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