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교 "문재인, 대통령 아냐…민주당 의원들이나 사퇴하라"
"젊은 혈기에 정제되지 못한 표현과 말 실수 있어"
"당의 어르신, 선배님들께 무례하게 느끼셨다면 사죄"
"19대 대선은 원천 무효이고, 文 역시 대통령 아냐"
"제가 현직 대통령에게 막말했다는 건 사실 아니다"
"표창원은 박근혜 모욕…정치 품격 생각하면 사퇴"
【대구=뉴시스】박영태 기자 = 18일 오후 대구 엑스코 엑스코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대구 경북 합동연설회에서 김준교 청년최고위원 후보자가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김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대구 합동 연설회에서 젊은 혈기에 다소 정제되지 못한 표현과 말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며 "이완구 전 총리님과 홍문종 의원님, 그리고 당의 어르신과 선배님들께 무례하게 느껴지셨다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는 좀 더 자중하고 더 나아진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김 후보는 막말에 대해 우발적인 발언이라는 쪽에 방점을 뒀지만, 일각에서는 선거운동 일환으로 '문재인 탄핵'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제작하고, 포스터를 배포하는 등 사전에 의식적으로 준비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종전 입장도 고수했다.
그는 "드루킹과 김경수 일당은 킹크랩을 동원한 8800만개라는 어머어마하고 천문학적인 수의 댓글 조작을 통해 국민 여론을 통째로 조작했다"며 "따라서 19대 대선은 원천 무효이고, 문재인 역시 대통령이 아니므로 제가 현직 대통령에게 막말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거듭 주장했다.
경선 최고위원 후보직을 사퇴하라는 정치권 일각의 요구는 일축하는 대신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저격했다.
김 후보는 "2017년 초 민주당 모 의원이 '더러운 잠' 이라는 그림을 국회 의원회관에 게시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모델로 여성의 나체를 아주 모욕적으로 비하한, 차마 이곳에 그림을 올리기도 끔찍한 그런 치욕스럽고 모욕적인 그림이었다"고 했다.
김 후보가 지칭한 모 의원은 표창원 의원이다. 표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최한 '곧, 바이! 展' 전시회에 '더러운 잠'이라는 그림을 내걸었다. '더러운 잠'은 프랑스 인상파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 작품을 패러디한 그림으로 최순실씨가 하녀로 등장하는 배경 속에 침대에 누운 여성의 나체에 박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했다.
김 후보는 "그런 분들이 저보고 품격이 없다면서 후보 사퇴를 하라고 하신다"며 "정말로 정치의 품격을 생각한다면 민주당 의원님들께서 먼저 의원직을 사퇴하라. 국민들은 박수를 보낼 것이고, 대한민국 정치의 품격은 한층 올라갈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서울=뉴시스】'문재인 탄핵' 문구가 적힌 자유한국당 김준교 최고위원 후보의 선거 포스터. (사진출처: 김준교 후보 페이스북)
앞서 김 후보는 지난 18일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문재인은 지금 나라를 팔아먹고 있다", "저딴 게 무슨 대통령인가", "저는 절대로 저 자를 우리 지도자로 인정할 수 없다", "짐승만도 못한 주사파 정권" "종북 문재인 탄핵하자" 등의 발언으로 일부 당원들을 선동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의 중진인 김무성 의원은 "당이 과격분자들의 놀이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우경화 현상을 비판했고, 이완구 전 국무총리는 "당에 해로운 정도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민주주의 질서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김 후보는 "중도 확장론은 달콤한 독약"이라며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오세훈 후보도 우회적으로 견제했다. 오 후보는 개혁보수 주자로서 수도권 총선 승리를 위해 전당대회에서 '우클릭' 대신 중도확장론을 설파하고 있다.
김 후보는 "중도 확장론은 얼핏 듣기에는 굉장히 매력적이고 그럴듯해 보인다"며 "그러나 실제로는 우리 핵심 지지층의 투표율과 표 결집력을 심각하게 떨어뜨리고, 막상 중도층조차 확실한 이념 지표 없이 어중간하게 왔다갔다 한다고 결코 찍어주지 않는다는 것이 최근 몇 번의 선거 결과로 증명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이 사는 길은 선명한 애국우파 정당으로 환골탈태하는 것"이라며 "그럼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애국 시민 분들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권에 실망한 중도층도 모두 우리 자유한국당에 몰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 후보의 선거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08년 총선 당시 자유선진당 후보로 서울 광진구 갑에 출마해 '광진구 어린이들을 100% 서울대로 보내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지만 낙선했다.
2012년 총선에서는 지역구를 대전 유성구로 바꿔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나 떨어졌다. 당시 그는 공약으로 "유성구 학생들을 서울 대치동 수준으로 만들고, 충남대를 하버드로, 유성구를 아시아의 보스턴으로 만들겠다"고 제시했다.
서울과학고·카이스트 출신인 김 후보는 2007년 이회창 대선 후보의 사이버 보좌관을 맡았으며,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팀장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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