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양정철 회동' 동석 기자 "선거 얘기 없었다…셋만 만나"(종합2보)
"서훈 원장이 여러가지 말 나올까봐 나를 동석시킨 듯"
"기자 동석한 상황에서 무슨 민감한 얘기 나오겠나"
"서훈, 내가 국정원의 유일한 대외소통 창구" 언급해
페북에 입장문 "그 자리에 있어 상황 밝힐 수 있어 다행"
【인천공항=뉴시스】김진아 기자 = 서훈 국정원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회동에 동석한 것으로 알려진 김현경 MBC 북한전문 기자가 28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김 기자는 이날 입국하면서 인터뷰를 통해 서훈 원장과 양정철 원장의 회동은 개인적인 친분으로 만났고, 동석한 사람은 셋 이외에는 없었다고 밝혔다. 2019.05.28. [email protected]
또 당시 만찬에서 서 원장은 국정원의 국내파트를 없애버리는 바람에 대외소통 창구가 국정원장 밖에 남지 않아 본인이 직접 사람들을 만나고 다진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미국 언론의 북한 뉴스 보도 관련 학회 참석을 위해 워싱턴 출장 중이던 김 기자는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뒤 뉴시스 기자와 만나 이같이 전했다.
김 기자는 "양 원장과는 기자 초년 시절에 알고 지내던 사이인, 그야말로 지인이고 서 원장은 가끔씩 언론인이나 북한 전문가들과의 모임을 가지면서 알던 사이"라고 두 사람과의 인연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는 (모임 자리에) 그냥 같이 하면 어떻겠냐고 해서 저도 좋다고 만나게 된 것"이라며 "(당시 만찬 인원은) 저희 셋이었다"고 말했다.
한국당 등 야당이 이번 회동에 대해 국정원의 '총선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제가 마지막까지 계속 같이 있었는데 선거 얘기는 안 했다"면서 "저는 사실 이게 기사화되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고 답했다.
김 기자는 "편안하게 옛날 얘기나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만났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까 아마 서 원장께서 두 분만 만나는 게 아무래도 여러 가지 여건이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동석자로) 저를 찍으신 것 같다"며 "그래서 양 원장도 좀 더 편안해 했다. 저를 사이에 두고 무슨 민감한 얘기가 있을 수 있는 것은 아니잖나"라고 강조했다.
당시 만찬에서 오간 이야기와 관련해서는 "양 원장의 귀국 행사 자리가 그 모임의 기본 성격이었다"며 "왔다 갔다 한 얘기로는 서 원장이 국정원 개혁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국정원이 정치개입을) 안 하겠다는 선언뿐만 아니라 아예 조직을 없애지 않았냐. 국내 정치와 관련된 파트를 없애버렸잖나"라며 "그러다 보니까 (서 원장이) '이렇게 사람들 만나고 (할 수 있는) 대외소통 창구로 유일하게 내가 나설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 기자는 "(서 원장이) '국내외 싱크탱크와 여야 정치인들, 전문가 등 국내외 여러 사람들을 열심히 만나서 소통하는 것도 다 원장 몫이 됐다'고 했다"며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지금 밑에 조직들 중 국내정치는 오해를 살 수 있는 모든 일을 하지 못하도록 하다 보니까 내가 직접 나서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함께 한 만찬 사실이 언론에 알려진 것에 대해 양 원장이 미안해했다고 전했다.
【인천공항=뉴시스】김진아 기자 = 서훈 국정원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회동에 동석한 것으로 알려진 김현경 MBC 북한전문 기자가 28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김 기자는 이날 입국하면서 인터뷰를 통해 서훈 원장과 양정철 원장의 회동은 개인적인 친분으로 만났고, 동석한 사람은 셋 이외에는 없었다고 밝혔다. 2019.05.28.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제가 상황을 파악하고 나서는 되게 미안해하더라"며 "이런 일이 발생해서 (양 원장이) 자기 입장에서 미안하다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이후 김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그는 서 원장, 양 원장과 국정원 개혁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했다면서 "그밖에 한반도 정세와 오래전의 개인적인 인연 등에 대해 두서없이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시간이 한참 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저녁 식사가 끝난 뒤 함께 식당 마당에서 인사를 나눴다. 저는 식당 마당에 주차돼 있던 제 차를 바로 올랐고 차량을 가져오지 않은 양 원장이 대문 밖으로 서 원장을 배웅했다"고 했다.
김 기자는 "기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총선 관련 이야기가 오갔느냐'는 것이었는데 총선 이야기는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구와 누구가 만난다는 사실만으로 이런 소동이 발생하게 된 데 대해, 그리고 제가 이런 입장문을 써야 하는 상황이 된 데 대해 상당히 당혹스럽다"면서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그 자리에 있어서 그 날의 상황을 밝힐 수 있게 된 데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인터넷 매체 '더팩트'는 전날 양 원장이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의 한정식 집에서 서 원장을 만나 4시간여 동안 저녁을 함께 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에서는 정권 '실세'로 불리는 양 원장이 국가 정보기관 수장을 만난 것을 두고 국정원의 총선 개입 여지가 있다며 맹공을 펼치고 있다.
한편 김 기자는 양 원장과 서 원장의 만찬 회동에 동석한 것과 관련해 뉴시스에 "거리낄 것도 없고 감출 것도 없다"며 실명과 얼굴 공개를 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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