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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한 집권당' 비판에 자세 낮춘 與…총선 전 악재 털기

등록 2020.02.18 15:3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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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임미리·검찰개혁·집값 논란 반성…심려 끼쳐 송구"

임미리 사태 與 '오만' 도마…"열성 지지층만 본다" 비판도

총선 전 잇단 논란에 여론 역풍 맞자 '로우키'로 전환

"선거는 태도의 문제…낮은 자세로 민심 경청" 강조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 전 인사를 하고 있다. 2020.02.18.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 전 인사를 하고 있다. 2020.02.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18일 4·15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각종 논란에 자세를 낮추며 민심 수습에 나섰다.

'민주당만 빼고'라는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를 고발했다 취하해 놓고도 공식사과를 내놓지 않고 버티다가 '오만한 집권여당'이라는 여론의 역풍을 맞자 낮고 겸손한 자세를 내세우며 '로우키' 행보에 들어간 것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검찰개혁, 집값 안정, 그리고 최근 임미리 교수를 둘러싼 논란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주당을 향했던 국민의 비판적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겠다"며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로서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며 더욱 낮고 겸손한 자세로 민생에 집중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누구를 탓하기 전에 우리부터 반성하겠다"며 "어느 한 순간에 우리 역시 국민의 눈에 기득권이 되고 닫힌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음을 잊지 않고 늘 긴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원내대표가 임 교수 사태에 직접적인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우리당으로 하여금 더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심에 귀를 더 열고 경청하면서 민생을 챙기는 집권여당다운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했지만 임 교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당 안팎의 공식사과 요구에도 민주당 지도부가 끝내 응하지 않았다가 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대리 사과'했다는 지적을 받자 지도부 차원의 공식사과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이 원내대표는 임 교수 문제 뿐만 아니라 '검찰개혁'과 '집값 안정'에 대한 국민 비판도 함께 거론했다.

이는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와중에 빚어진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검찰과의 갈등, 문재인 정부 들어 급등한 집값 문제에 대해서도 사과하며 총선 전 악재 털기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민주당 일각에서는 추 장관이 검찰 인사와 공소장 비공개 결정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총선을 앞두고 당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돼 왔다.

검찰개혁이 반드시 필요하기는 하지만 시기적으로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국민들이 보기에 모양새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끝내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0.02.18.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끝내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0.02.18. [email protected]

부동산 문제도 총선을 앞둔 민주당에 부담스러운 이슈다. 흑석동 재개발 상가주택 투기 의혹으로 사퇴했던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출마에 민주당이 부정적이었던 것도 집값 급등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심이 악화된 상황을 고려한 것이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임 교수 고발 사태가 불거지고 공식 사과 없이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민주당의 오만함을 지적하는 여론이 비등해졌다. 당이 이른바 '집토끼'라 불리는 여권의 열성 지지층만 의식하면서 중도층 표심을 떠나가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도 커졌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총선 민심에 경고등이 켜졌다고 판단하고 일제히 로우키로 전환하며 민심 수습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의 한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선거는 태도의 문제인데 우리가 좀 더 겸손하게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언론과의 관계도 개선해야 한다"며 "(최근 사태에) 의원들이 긴장감을 갖게 돼 지도부에 그런 민심과 태도의 문제를 많이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까지 많이 남지 않았지만 최대한 전열을 가다듬고 태도의 변화를 꾀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이날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임 교수 고발건이 표현이 자유를 위축시켰다는 지적과 관련해 "보다 꼼꼼하게 그런 지점들을 챙기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국민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언론중재위라는 다른 수단도 있는데 형사적 수단을 쓴 것이 현행법이 허락하는 방식이라 할지라도 민주당에 애정을 가진 많은 분들이 실망한 것 같다"며 "(진보와 보수·중도) 양쪽의 시각을 모두 아울러 듣고 경청하는 태도를 보이겠다"고 했다.

설훈 최고위원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정치를 하는 국민 앞에, 특히 민심 앞에 항상 겸손해야 하는데 이번 상황에서는 그게 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며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더욱 더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뜻을 헤아리고 민심을 따라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이번에 느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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