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통 주고받은 외교 안보 '투톱'…박지원 호명엔 탄성도(종합)
인사 발표 후 예고 없이 춘추관 찾아 인사
정의용 "드리고 싶은 이야기, 아직 때 아냐"
서훈 "신중하게 대응하되 때로는 담대하게"
정의용, 기자들과 악수하며 "잘 부탁한다"
국정원장 후보 아니던 박지원은 '깜짝 발탁'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로 각각 임명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3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이임사를 끝낸 후 밝게 웃고 있다. [email protected]
정 실장과 서 원장은 이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인사발표를 마친 후 예고없이 춘추관에 나란히 등장했다. 기자들과의 자리에 좀처럼 나타지 않는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투톱'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정 실장은 오른손에 이임사가 적힌 흰 종이를 든 채로 단상에 올랐다. 정 실장이 춘추관 단상에 오른 것은 지난 2019년 11월10일 열렸던 '청와대 3실장 기자간담회' 이후 7개월 만이다.
정 실장은 담담한 말투로 "안녕하십니까. 저는 국가안보실장 직에서 물러납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정 실장은 "지난 3년간 많은 교훈을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업무의 특성상 여러분과 자주 만나지 못한 데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 정 실장이 언론 브리핑룸이 마련된 춘추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3주년 특별연설 때다. 당시 정 실장은 노영민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과 함께 도열해 있었다.
정 실장은 "안보실장으로 재직하면서 겪은 일들에 대해 드리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긴 합니다만, 아직은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정 실장은 "현재 한반도 상황이 어렵지만 그간 남북미 3국 정상 간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후임으로 내정된 서 원장을 향해 "문 대통령을 보좌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생각한다. 여러분의 많은 지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정 실장의 우측에 서있던 서 원장은 정 실장의 이임사 이후 단상에 올라 인사말을 전했다.
서 원장은 "대내외적으로 엄중한 시기에 중책 맡게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우리 정부 들어 남북관계의 긍정적 변화가 많이 있었지만 최근의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게 대응하되 때로는 담대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끝으로 서 원장이 "지난 3년 동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많은 실적을 거두신 정 실장님께 매우 수고하셨단 말씀을 드린다"고 말을 맺자 정 실장은 미소를 지었다.
인사말을 마친 정 실장과 서 원장은 일부 기자들과 악수를 나눴다. 정 실장은 "수고하셨다"는 기자들의 말에 "잘 좀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 대변인이 신임 국정원장 후보로 박지원 전 국회의원을 내정했다고 발표한 순간 기자들 사이에서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앞서 서 원장의 후임으로는 김상균 국정원 2차장, 남관표 주일 대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렸는데, 그간 후보군에 들지 않았던 박 전 의원이 깜짝 발탁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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