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잃은 이준석, 사퇴론 압박에 '나홀로 대표'되나
윤석열, 이준석 선대본부 역할에 "꼭 직책이 있어야 하는건 아니지 않나"
본인이 개편한 선대본부에는 이 대표 자리가 없다는 의미로 읽히기도
이준석 대표 5일 예정행사에 尹참석하자 돌연 취소…자리 피하나 추측도
초선·재선·중진들 각각 모여 이준석 대표 문제 비판…의총 열리면 성토할 듯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2년 신년인사회를 준비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1.03. [email protected]
윤석열, 김종인 없는 선대본부체제 발표…이준석 없이 2030잡기 몰두도
윤 후보는 '김종인과 결별'을 선언한 이유로 첫째 의사결정 구조 변경(선대위→선대본부), 둘째 2030의 선대위 내 영향력 확대를 꼽았다.
그는 선대위 개편 기자회견에서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에 대해 "저나 이 대표나 국민과 당원이 정권교체에 나서라고 뽑아주신 똑같은 입장"이라며 "이 대표께서 대선을 위해 당대표 역할을 잘하실 거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의 선대본부 역할에 대해 "선거대책본부가 기본적으로 위원회 구조가 아닌 본부구조이기 때문에 직책을 맡기보다는 당대표로서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선거운동이라는 게 꼭 직책이 있어야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미소를 보였다.
윤 후보의 발언은 이 대표가 당대표로서 대선에 뛰는 것은 의무지만, 자신이 개편한 선대본부에는 이 대표 자리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더 나아가 2030세대에 강세인 이 대표의 영향력 행사를 차단하고 후보 본인의 뜻대로 선대본부를 운영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윤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대선 기간 동안 이 후보와의 갈등을 봉합할 생각이 없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 후보는 앞서 후보와 윤핵관(윤 후보 핵심 관계자)에 불만을 가지며 선대위직을 내려놓고 연일 비판했고, 이에 윤 후보는 이 대표를 '평론가'에 빗대며 갈등은 정점을 찍었다.
이 사태는 지지율 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다.
게다가 윤 후보는 이번 김종인 전 위원장과의 이별 과정에서 이 대표가 중간에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진 선대위 상임공보특보단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종인 전 위원장과 윤 후보 결별의 원인으로 "연기자 발언보다 더 큰건 이준석 대표 문제인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후보에 대해 거의 내부 총질에 가까운 과정이 계속해서 있었고 이런 이준석 대표를 김 위원장이 용인을 했다"라며 "거기에다 좀 확인이 필요하지만 선대위 개편안을 이준석과 논의해 만들었다는 얘기도 있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관련 내용을 부인했지만, 윤 후보와 이 대표 간 쌓인 감정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것이 당 안팎의 중론이다.
이 대표는 5일 오후 예정돼있던 중소기업 관련 행사 참석을 돌연 취소했다. 윤석열 후보가 이날 오전 선대위 개선안을 발표하고 곧바로 이 일정에 참석하기로 하자 이 대표가 불참으로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의 행사 불참을 두고 윤 후보와 함께 하는 자리를 피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이 돌기도 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 사퇴 후 윤 후보와 만날 의사가 없음을 수차례 밝혀왔다.
"대표 리스크 심해" 중진,초선의원들에서 '사퇴요구'…이준석 "사퇴 고려 안 해"
이들은 대부분 이 대표를 당내 갈등의 주 원인으로 지목하고 사퇴요구를 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임인년(壬寅年)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1.01. [email protected]
중진의원들도 같은날 오후 국회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고 이 대표의 거취에 대해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일부 중진은 "당을 이 꼴로 만든 이 대표의 행위는 해당행위", "대표가 후보를 안 돕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중진은 "이 대표가 4일 예정된 언론인터뷰도 취소하고, 많이 바뀐 모습이니 그걸 좋게 봐달라"고 말하며 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와 가까운 권성동 국민의힘 전 사무총장 중진 회의 이후 "이 대표가 당의 분란을 조장하고 해당 행위를 한 것이기 때문에 중진들이 이 대표를 만나서 분명히 그 부분을 짚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석 국회부의장도 "이 대표가 보여준 최근의 궤적은 상식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초선 20여명도 5일 국회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윤 후보의 선대위 개편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들은 지난달 27일에도 모였는데, 당시 모임에서 일부 참석자가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총회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대수 의원은 후보와 당대표간 갈등과 관련해 "후보의 오늘 기자회견에서 말했듯 일단 후보의 말씀을 존중하고 당내의 분란을 유보하고 또 다시 이런 일이 있을 때에는 강력한 조치를 취한다는 그런 의원들의 말이 많았다"며 총회 분위기를 전했다.
해당행위의 구체적인 의미를 묻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하면서 "분란보다는 정권교체를 위해서 하고싶은 말도 인내하면서 가자는 게 오늘의 중론이었다"고 말했다.
5일로 예정됐던 의총은 윤 후보의 쇄신안 발표로 연기돼 이르면 6일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를 향한 집단 성토가 예상된다.
이 대표는 대표직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했다.
이 대표는 5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진사퇴는) 전혀 고려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직은 제가 임명하는 것이고 당대표의 거취는 당 대표가 결정하는 것"이라며 "당을 위해 그렇게 판단하는 분이 있다면 존중하고 결원은 채우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오늘도 다들 앉아서 어떻게 이준석에게 뒤집어씌울지 고민만 하고 있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대선기간에 당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윤 후보의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거라고 우려하기도 한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같은 날 TBS라디오에서 "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강제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더군다나 지금은 대선전이기 때문에 그런 꼴사나운 모습을 연출해서 국민의 지탄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무리한 수단으로 어떻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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