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17형 美 전역 타격 가능…北, 美 직접 위협은 자제
화성-17형 1만5000㎞ 사거리 확보 관측
일부 전문가 "北,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
화성-15형 당시 美 본토 표현 등장 안 해
[서울=뉴시스] 화성-17형과 김정은. 2022.03.25. (사진=노동신문 누리집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북한이 24일 발사한 신형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은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은 2017년 화성-15형 때와는 달리 미국을 직접 자극하는 발언은 하지 않아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북한 관영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24일 화성-17형 발사를 지휘한 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략무력은 미 제국주의자들의 그 어떤 위험한 군사적 기도도 철저히 저지시키고 억제할 만단의 준비태세에 있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위대한 조선노동당과 위대한 조선 인민이 억세게 틀어쥔 이 강위력한 정의의 핵보검은 미 제국주의와 그 추종 무리들의 군사적 허세를 여지없이 무너뜨리고 우리 혁명의 승리적 전진과 후손만대의 영원한 안녕을 믿음직하게 수호하게 될 것"이라고 미국을 언급했다.
[서울=뉴시스] 화성-17형 발사 장면. 2022.03.25. (사진=노동신문 누리집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전문가들은 화성-17형이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화성-17형은 6248.5㎞ 고도, 1090㎞ 수평거리를 68분간 비행했다. 화성-15형과 비교했을 때 사거리 측면에서 확장됐다"며 "탑재할 탄두중량(1t 내외)을 고려할 때 1만5000㎞급 사거리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동부는 물론 남부까지 포함하는 본토 전역을 사정권에 두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3월16일 시험 발사 실패 이후 1주일여 만에 화성-17형 시험 발사를 재개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짧은 시간 동안 문제를 식별하고 이를 보완했음을 시사한다"며 "보통 수개월 이상 걸리는 작업을 1주일여 만에 완료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 능력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으며 특히 김정은 집권 10년 차에 액체연료엔진 탄도미사일 개발을 최종 완료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어제 화성-17 신형 대륙 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는 공언해온 바대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을 제압 또는 무력화시키려는 시도임이 재확인됐다"며 "북한이 이처럼 미국을 압박하는 것은 중장기적인 협상력 축적 차원에서 볼 수 있지만 일단 단기적인 미국과의 협상 재개를 기대하기보다는 핵무력에서 미국을 능가할 정도로 핵무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데 우선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짚었다.
[서울=뉴시스] 화성-17형 발사 명령하는 김정은. 2022.03.25. (사진=노동신문 누리집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화성-17형을 통해 미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한 셈이지만 북한은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미국을 공개적으로 위협하지는 않고 있다.
화성-17형 발사 보도는 2017년 11월 화성-15형 발사 당시보다 수위가 낮다. 화성-15형 당시 북한은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초대형 탄두 장착' 등 표현을 동원했다. 반면 이번에는 이런 표현은 없었다.
홍민 실장은 "화성-15형 당시 보도 때와 달리 공세적인 기술적 능력에 대한 표현은 없다"며 "구체적 기술적 능력이나 대미 공세에 있어 전략적 가치에 대한 언급, 그리고 미국을 직접적으로 자극할 부분은 생략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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