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숲 위기는 인간 위기…한국 ODA 2배 이상 늘릴 것"
문 대통령, 제15차 세계산림총회 개회식 참석 기조연설
"개도국 산림복원 재정 기여…ODA 2배 이상 늘릴 것"
"한국 내 산림 확충도 최선…경제림·인프라 종합 지원"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5차 세계산림총회 개회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2.05.02.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5차 세계산림총회(WTF) 개회식 기조연설에서 "한국은 연대와 협력을 통해 산림 회복을 이루어낸 경험을 바탕으로 숲을 지키고 가꾸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글로벌 산림 재원 서약'에 동참하며 약속했던 6000만 달러 공여도 차질없이 이행할 것"이라며 "개도국의 지속가능한 산림자원 활용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산림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산림총회는 전 세계 산림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모여 전 지구적 산림 이슈와 환경문제를 공유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국제회의체다. 한국의 총회 주최는 이번이 처음으로, 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두 번째다.
퇴임을 일주일 앞둔 문 대통령은 주최국 정상으로 총회 마지막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개도국 산림회복 지원을 위한 재정 기여, 산림복원을 통한 기후변화 및 생물다양성 감소 대응 등 전 지구적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적극 동참 의사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숲의 위기는 곧 인간의 위기다. 살아있는 온실가스 흡수원이며 물을 보존하는 숲이 줄어들면서 기후 위기가 가속화되고, 자연재해가 급증하며, 야생동물과 인간 간의 접촉이 늘어나 코로나와 같은 신종 감염병 위험이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숲에 의존해 살아가는 수억 명 인구의 생활기반 또한 흔들리고 있다. 숲을 울창하게 지키고 가꾸는 것은 지구 생명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의무다. 다음 세대를 위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141개국 정상들은 영국 글래스고에 모여 2030년까지 산림손실을 막고 숲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제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수립하고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베트남 맹그로브 숲 복원사업을 추진하면서 맹그로브 숲의 갯벌을 활용한 친환경 양식 기술을 함께 지원하고 있다. 되살아 난 나무들은 수상 생물들이 잘 자라날 수 있는 양분을 제공하고 현지 주민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도 지속적인 소득 창출을 위해 산림보호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단순한 재정지원을 넘어 개도국 국민들이 숲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돕겠다. 생태관광, 휴양림 조성, 혼농 임업과 같이 다양한 협력사업 모델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한국 내에서의 산림 확충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국은 2050 탄소중립을 위한 자연 기반 해법으로서 산림의 온실가스 흡수량을 2배 가량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휴토지에 나무를 심고 도시 숲을 가꾸며 산림 면적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나무를 더 많이 심고 가꾸어 수확하는 산림 순환경영이 확대될 수 있도록 경제림 조성부터 인프라 확충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미 한국의 다양한 기업들이 ESG 경영에 나서며 숲 가꾸기와 산림 분야 기술개발에 참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해외 산림 보존 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며 "민관 파트너십을 통한 산림 확충의 성공사례를 만들어 국제사회와 함께 나누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에서 약 200㎞ 떨어진 경상북도 봉화에는 전 세계에 둘밖에 없는 종자 금고, 시드 볼트(Seed vault)가 있다"며 "자연재해, 핵폭발과 같은 지구 대재앙을 대비해 식물 유전자원을 보존하는 현대판 '노아의 방주'"라고 소개했다.
이어 "종자 금고의 지하 저장고에는 6만 종의 야생식물 씨앗들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다. 미래 세대를 생각하고 지구를 사랑하는 우리 모두의 마음이 간직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무와 나무가 어우러져 푸른 숲을 이루듯 숲과 자연을 아끼는 마음이 하나로 모인다면 우리는 지속가능한 녹색 미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인간이 자연과 공존하는 새로운 시대를 향해 마음과 지혜를 더해 행동의 속도를 높여 나아가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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