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욱 "수박 최고" vs 김남국 "국민 조롱"…친명·비명 충돌
李, 친명 지지층의 반대편 '수박' 공격에 응수
친명 지지자 발끈…김남국 "국민에 시비걸어"
지지자엔 "언제나 높이 모셔야할 소중한 분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사진=이 의원 페이스북) 2022.06.1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수박'을 계기로 친이재명계(친명)와 비이재명계(비명)간 적나라한 계파 갈등이 또다시 드러났다.
발단은 비명 정세균계(SK) 3선 중진인 이원욱 의원이 지난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수박 정말 맛있네요. 함께 하고 계신 분들이 여름엔 역시 수박이 최고라고 하신다"라며 2장의 수박 사진을 올린 것이었다.
친명 성향 강성 지지층은 '수박'이 푸른 껍질과 빨간 속알맹이로 겉과 속이 다른 점에 빗대어 '겉은 민주당이지만 정체성이 다르다'면서 친문 비명계를 공격하는 은어로 쓰인다. 이재명 의원을 비판한 후 강성 지지층의 비난이 쏟아지는 것을 받아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원욱 의원은 지방선거 패배 후 이재명 의원 책임론을 언급했다가 극성 지지자들이 자신을 '수박'이라고 지칭하자 "무더위에 국민들이 수박을 찾듯이 이 순간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민주당에서 최소한의 발언이라도 하는 수박이 아닐까"며 "내가 민주당의 수박이 되겠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이후 게시글에는 "당원 상대로 도발 뭔 자신감인지", "이런 사람 누가 공천했느냐" 등 발끈한 강성 지지층의 댓글이 쇄도했다.
나아가 이재명 의원 최측근으로 '7인회' 일원인 초선 김남국 의원이 11일 페이스북에서 이 의원 글을 겨냥해 "국민에게 시비 걸듯이 조롱과 비아냥거리는 글을 올려서 일부러 화를 유발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행동 같다"고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연이은 선거 패배에 책임 있는 저희 국회의원들은 지지자들이 매를 들어도 그냥 맞아야 할 판"이라며 "그런데, 겸손한 자세로 듣지는 못할망정 이렇게 조롱하는 글로 저희 지지자를 화나게 하는 글은 국민을 무시하는 너무나 잘못된 행동이다. 더 겸손한 자세로 경청하고 들어야 할 때에 도리어 맞서서 싸우는 모습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인 것 같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2.05.09. [email protected]
'수박' 사진을 올린 것이 지지자들에 대한 조롱이라는 주장인 셈이다.
친명 지지자들에 대해선 "민주당을 지켜주신 권리당원 한 분, 한 분께 너무나 감사하다"며 "우리 민주당이 다시 잘 하기를 바라는 국민 한 분, 한 분이 정말 소중하다. 언제나 높이 모셔야 할 분들"이라고 치켜세웠다.
한편 이재명 의원은 지난 9일 "비호감 지지 활동이 저는 물론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은커녕 해가 됨을 알 수 있다"면서 친문 홍영표 의원 사무실에 비난성 대자보를 붙인 '개딸' 지지자들에게 자제를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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