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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윤석열의 정책은 누구를 사랑하는가

등록 2022.08.26 09:38:12수정 2022.09.12 09:4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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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양천구 대심도 빗물터널(지하저류시설)을 방문해 유수지를 이동하며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2022.08.23.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양천구 대심도 빗물터널(지하저류시설)을 방문해 유수지를 이동하며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2022.08.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최초 흑인 여성 하원의원인 아이아나 프레슬리는 "정책은 나의 사랑의 언어(Policy is my love laguage)"라고 말했다. 정치인의 임기는 한정됐고 집중할 수 있는 정책에는 한계가 있다. 짧은 시간 무엇을 해낼 것인가 결정할 때는 정치인의 마음이 담긴다. 그래서 정책은 '사랑의 언어'일 수밖에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국정운영의 기조를 '정책'으로 잡았다. 대통령실에는 정책기획수석이 신설됐으며 핵심 인력들이 정책기획수설실로 자리를 옮겼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지난 21일 취임 이후 실시한 세 번의 브리핑에서 '정책'이라는 단어만 10번을 썼다. "우리 정부가 국민이 반겨주실 만한 정책과 메시지를 내는데 좀 더 노력하겠다"는 게 핵심이었다.

실제로 정부는 최근 국민의 관심이 집중될만한 정책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이번주 윤 대통령은 집중호우로 피해가 발생한 서울 관악구 등 지방자치단체 10곳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거나 폭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대심도 빗물터널 추가 설치를 지시했다. 국민이 확실히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사랑은 수도권 밖을 쉽게 넘어가지 않는 듯하다. 특별재난구역 선정은 여전히 농작물 피해를 제외한 채 이뤄지고 있어 재해를 입은 지방 농가는 국가의 보상을 받지 못한다. 윤 대통령이 대심도 배수터널 추가설치를 지시한 곳 7곳도 강남역을 포함한 서울지역들이다.

노동자들 역시 애정결핍 증세를 보이기 직전이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경영책임자에 대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의 처벌 대상과 범위 등을 완화하기 위한 시행령 개정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계의 주장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강조했던 '규제 개혁'은 분명 기업을 향한 응원이다. 그러나 기업을 향한 사랑이 노동자에게 상대적 박탈감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

윤 대통령은 "어려움을 한 목소리로 낼 수 없는 약자들을 찾아 이 분들의 어려운 삶을 배려하겠다"며 이것이 바로 윤석열 정부의 '약자복지'라고 했다. 어디에서 거주하는, 어떤 일을 하는, 어떤 모습을 한 약자를 배려할 것인가. 앞으로 5년, 윤 대통령은 누구를 사랑할 것인지 정책이 보여줘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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