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오늘 국회 시정연설…민주 장외 피켓 시위 가능성
여야 원내대표 정쟁성 피켓 고성·야유 금지 합의
'신사협정' 첫 시험대…민주당 의총서 최종 결정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0회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10.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조재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에 나선다. 여야 원내대표가 정쟁 유발을 막기 위해 이른바 '신사협정'을 체결한 지 일주일만으로 정치문화 개선 의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2024년도 정부 예산안 편성 기조와 내용을 설명한다. 이에 앞서서는 20여분 동안 5부 요인-여야 지도부와 환담한다.
5부 요인은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중앙선관위 위원장으로 대통령은 통상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을 하기 전 5부 요인 및 여야 대표와 사전환담을 진행한다.
올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환담 자리에 참석하며, 민주당 의원들도 시정연설에 참석하기로 했다. 지난해 민주당은 야권을 향한 검찰·감사원의 전방위적인 수사·감사 등에 반발해 시정연설 자체를 보이콧했고, 사전환담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만남도 불발됐다.
이번 연설에 유독 관심이 쏠리는 건 여야가 '신사협정'을 체결한 직후 열리기 때문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장 및 상임위회의장 내 정쟁성 피켓 금지, 국회 본회의장 연설 때 상대 당에 대한 고성·야유 금지를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 첫 시험대가 31일 국회 본회의다.
지난해 10월 윤 대통령의 첫 시정연설 때는 여야가 격하게 대치했다. 검찰의 중앙당사 압수수색에 반발한 민주당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시정연설을 보이콧했다. 시정연설 시작 전에는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야당 탄압 중단'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여야가 맺은 신사협정을 보고했다. 다만 당론으로 채택한다거나 별도의 추인 절차를 거치지는 않았다.
총회에서는 이미 한 차례 지도부 논의를 거친 상태라 큰 이견은 없었지만 일부는 회의장 밖에서라도 항의 시위를 벌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홍 원내대표가 여당과 맺은 신사협정을 두고 '야당의 무기를 버린 것'이라는 반발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자 결국 원내지도부가 결정키로 했고, 지도부는 이날 오전 비공개 의총을 한 차례 더 개최해 중지를 모으기로 했다.
지도부 관계자는 "의총에서 이견이 나왔기 때문에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오늘 의원총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복수의 민주당 의원과 당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장외 피켓 시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사협정이 본회의장 내 질서 유지에 한정된 만큼 본회의장 앞 계단 등에서 피케팅 하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논리다.
당 관계자는 "신사협정을 맺은지 얼마 되지 않아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취지를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민생 예산 복원이나 경제 기조 전환 등 윤 대통령의 실정에 항의의 뜻을 전달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상당하다"며 "지도부가 의원들의 의견을 더 듣고 판단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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