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김태흠 "윤핵관, 의원 한 번 더 하는 게 무슨 의미 있나"
당 지도부·중진·친윤 불출마 필요성 재차 강조
김 "혁신은 고통스러운 것…거침없이 가시라"
김기현 울산 재출마 전망에 "혁신위 무력화"
인 "정치인 희생해야…여의도 기적 이룰 것"
"이준석 만났으면…원희룡·한동훈 행보 도움"
[대전=뉴시스] 강종민 기자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1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에서 열린 한국정치의 문제점과 개혁방안 강연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1.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하지현 김경록 기자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3일 김태흠 충남지사를 만나 당 혁신 방향을 논의했다.
김 지사는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혁신위의 친윤·중진 험지 출마·불출마 권고를 지지하며 수용을 촉구했다. 이에 인 위원장은 "여의도의 기적을 이룰 것"이라며 혁신 의지를 재차 다졌다.
김 지사는 이날 인 위원장에게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라고 일컬어지는 분들이 험지로 나가든, 불출마하든 희생과 헌신 필요성이 있다고 한 말씀은 당연한 것"이라며 인 위원장의 당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 의원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 권고에 힘을 실었다.
김 지사는 "그분들 입장에서는 국회의원을 하면서 당과 국민을 위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고민과, 자신을 되돌아보는 부분이 필요하다"며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집착 안 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저는 3선 하고 나서 지역구를 후배에게 물려주려고 이야기했던 사람"이라며 "당에서 원내대표를 준비하면서 모든 걸 불살라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나왔다. 당직을 버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김기현 대표의 울산 재출마 전망을 놓고도 취재진에게 "혁신위원장을 모셔 놓고 (권고안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 당 대표가 혁신위를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지역구를 떠나면 안 된다고 하는 걸 앞장세워 상황을 피하려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데 누가 정확하게 책임이 있냐고 하면 당 대표가 무한 책임을 갖고 있다"며 "실무자만 물러나라 그러고 본인이 책임을 안 지는 건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재차 험지 출마·불출마 필요성을 짚었다.
인 위원장은 이날 김 지사에게 "지사님 같은 분이 많이 계시면 제 일이 좀 쉬울 것"이라고 답했고, 김 지사는 "추진력이 있으니 그냥 밀고 나가시라. 지난번에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나러 가는 모습이나 이 전 대표가 영어로 답변하는 부분을 대하는 모습에 내공이 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자 인 위원장은 "특별한 게 아니라 도움을 요청하러 갔기 때문에 낮은 자세로 (한 것)"이라며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분이 요청하면 비공개로 만나고 싶다"며 이 전 대표와의 대화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홍성=뉴시스] 김태흠 충남지사가 지난 17일 충남보훈관에서 광복회 충남지부가 주최·주관한 ‘제84회 순국선열의 날 기념식’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김 지사는 혁신 방향을 두고는 "우리 당이 집권당으로서 해야 할 게 뭔지 재정립하고 시작했어야 하는데 그런 거 없이 1년 반 동안 이재명에게 함몰됐다"며 "집권당으로서 나아가야 할 비전을 재정립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 지도부 주요 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에 중진들은 빠져서 뒷짐 지고 있는데, 새내기가 많은 시스템부터 바뀌어야 한다. 당 대표가 꼬마 대장 노릇을 하고 있는데 된장찌개 마냥 깊은 의사결정이 나오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인 위원장의 '마누라하고 자식 빼고는 다 바꿔야 한다'는 말씀에 100% 공감한다"며 "우리 당이 집권한 지 이제 1년 반이 됐는데, 집권당으로서 국민에게 제대로 신뢰받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인 위원장은 비공개 면담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김 지사께서 원래 혁신이라는 건 고통스러운 거다. 초심을 잃지 말고 계속 밀어붙여라,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셨다)"며 "중간에 많이 힘들기도 했는데 힘을 얻고 간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 가능성을 놓고는 "다행히 두 장관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틀 전에 원 장관이 전화가 와서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데, 올바른 길로 가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 장관을 두고는 "일을 많이 해서 친한 사이지만 최근에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며 "(최근) 행동하는 걸로 봐서는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 막연히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원 장관이나 한 장관이 스스로 좋은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 움직이는 것 자체가 혁신위에 큰 도움이 된다"며 "다른 분들도 그분들을 보고 내려놓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며 슬슬 움직이기 시작하면 더욱 좋은 일이 없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국민이 희생했다. 이제는 국회의원과 정치인이 나라를 위해 희생해야 한강의 기적 뿐만 아니라 여의도의 기적을 이룰 것"이라며 "반드시 할 거다. 좀만 기다려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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