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등 14곳, 고가 시계·의류 구매 등 경비 12억원 부당 집행 적발

권익위, 지자체·교육청 14개 기관 실태조사

피복비 6.4억원, 국외출장 2.8억원 등 사례

【세종=뉴시스】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국민권익위원회. 2019.09.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국민권익위원회는 5일 지방자치단체 등 14개 기관이 공금인 '시설부대비(공사·시설 사업수행 등에 필요한 경비 외 소요되는 부대경비)' 를 고가 시계와 의류 구매에 사용하는 등 약 12억원을 부적절하게 집행한 사례를 적발하고 환수 등 조치를 요구했다.

권익위는 이날 광역·기초자치단체 9개, 교육자치단체 3개, 공직유관단체 2개 등 총 14개 기관을 대상으로 2020년 1월부터 지난 8월까지의 시설부대비 집행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시설부대비란 공사나 시설 사업에 들어가는 부대경비로, 현장 감독공무원 여비·체제비나 안전용품 피복비 등 명목으로 쓰이는 공금을 말한다.

조사 결과, 피복비는 공사감독 공무원에 한해 안전모, 안전화 등 안전용품 구매에 쓰여야 하는데도 고가의 스포츠 의류, 시계, 신발 등을 구입하는 데 사용된 경우가 적발됐다.

또 공사감독 공무원이 아닌 상급 공무원에게 지급된 경우까지 합해 9개 기관에서 총 6억4076만원 상당의 피복비가 부당하게 집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출장 여비가 부당하게 집행된 사례도 큰 액수로 나타났다.

출장을 가지 않거나 조기 복귀하고도 출장시간을 모두 채운 것처럼 속이거나, 임차차량 등을 이용했는데 자차를 쓴 것으로 허위 출장내역서를 등록하는 등의 수법으로 총 8개 기관에서 출장 여비 2억8679만원 상당을 수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시설부대비는 국외출장 여비로는 사용할 수 없는데도, 공사와 무관한 해외시찰 명목으로 유럽과 호주를 방문하는 등 2개 기관이 2억8158만원 상당의 경비를 외유성 국외출장에 사용한 것이 확인됐다.

이 밖에도 허위 거래명세서를 첨부해 고가의 손목시계나 외장하드 등 사적 물품을 구입하고, 증빙서류 없이 중식비·다과비 등으로 949만원이 부당 집행된 사례가 드러났다.

권익위가 실태조사를 한 14개 기관은 울산, 세종, 경북, 울산 동구, 강릉, 상주, 남원, 구례, 영동, 충북교육청, 강원교육청, 부산교육청, 한국농어촌공사, 국가철도공단이다.

조사로 드러난 14개 기관의 시설부대비 부당 집행 액수는 총 12억1863만원 상당으로 파악된다.

기관별로 보면 직원 33명의 해외출장 명목으로 1억7159만원의 시설부대비를 집행한 기관이 1위를 차지했다.

1인 구매합계 최대 496만원 상당의 스포츠용품을 구입하거나 피복 수령 인원을 부풀리는 허위공문서 작성, 공사감독자가 아닌 사람 40명에게 피복비를 부당지급하는 등 1억7020만원 상당의 시설부대비 부당 집행이 확인된 기관이 2위였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시설부대비는 국민이 낸 세금인 만큼 사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도 예산의 부당 집행을 차단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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