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주일한국대사 초치…외교부 "양국 긴밀소통"(종합)
강제동원 피해자 공탁금 첫 수령에 항의
외교부 "양측 입장에 근거한 언급 있어"
[도쿄=AP/뉴시스]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이 지난 10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정례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2024.01.11.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오카노 마사타카(岡野正敬) 외무성 사무차관이 윤 대사를 초치했다"고 밝혔다.
하야시 장관은 "오카노 사무차관이 윤 대사에 '일한(한일)청구권협정 제2조에 명백히 반하는 판결을 바탕으로 일본 기업에 부당한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극히 유감'이라는 취지로 엄중하게 항의했다"고 전했다.
하야시 장관은 히타치조선의 법원 공탁금이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출급된 전날에도 동일한 내용의 발언을 하면서 "극히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날 히타치조선의 강제동원 피해자인 이모씨 측 법률대리인은 서울중앙지법에서 히타치조선 측이 강제집행을 정지해달라며 담보 성격으로 공탁한 6000만원을 출급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지난해 12월28일 이씨가 히타치조선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500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확정판결을 내렸다. 이후 이씨 측은 압류추심 명령신청서와 담보취소결정 대위 신청 절차를 거친 끝에 공탁금을 확보했다.
이는 강제동원 피해자가 일본 기업의 자금을 받은 첫 사례다.
이씨 측 대리인은 "일본 기업이 자발적으로 낸 돈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전달된 것으로 사실상의 배상이 이뤄진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공탁금에서 변제되는 금원을 제외한 나머지의 경우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서 제안하는 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언급했었다.
한국 외교부는 일본의 주일 한국대사 초치 조처에 대해 "양측 입장에 근거한 언급이 있었으며 한일 간 현안에 대해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전했다.
외교부는 "히타치조선 사건은 피고 기업이 재판 과정에서 공탁한 것으로서 관계 법령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공탁금이 출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공탁금 출급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일본 정부는 그간 한국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잇따라 최종 승소 판결을 내릴 때마다 주일 한국대사관 정무공사를 불러 항의해온 점을 감안하면 대사 초치는 항의 수위를 더욱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양국 외교수장이 21~22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첫 양자 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돼 관련 사안을 언급할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양국 간 갈등의 수위가 관리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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