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로 보여줘야죠" 미국도 4·10총선 재외국민 투표 돌입[르포]
4월1일까지 엿새간 진행…사전신고자 대상
'역대 최장' 비례대표 투표용지…40번까지
투표자들 "전쟁날까 불안" "韓물가 너무 올라"
[알렉산드리아(버지니아주)=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27일(현지시각)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코리안커뮤니티센터에 마련된 4월10일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재외투표 투표소에서 투표가 이뤄지고 있다. 이번 총선 재외선거는 이날부터 오는 4월1일까지 115개국 220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2024.03.28. [email protected]
27일(현지시각) 오전 8시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코리안커뮤니티센터에 마련된 투표소 관계자가 이같이 선언하면서 4월10일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재외투표가 미국에서도 시작됐다.
재외국민 투표는 내달 1일까지 115개국 220개 투표소에서 엿새간 진행된다. 미국에만 37개 투표소가 설치돼 이날부터 유권자들이 투표에 나섰다.
일부 유권자들은 선거 개시 전 일찌감치 투표소를 찾아와 복도에 줄을 섰고, 투표 개시 선언이 이뤄지자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겨 차례로 투표에 임했다.
재외선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신고해야하며, 여권이나 주민등록증 등 한국에서 발행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알렉산드리아(버지니아주)=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27일(현지시각)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코리안커뮤니티센터에 마련된 4월10일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재외투표 투표소에서 투표가 이뤄지고 있다. 이번 총선 재외선거는 이날부터 오는 4월1일까지 115개국 220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2024.03.28. [email protected]
기자 역시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섰고, 신분증을 보여주니 지역구 투표용지 1장,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투표용지 1장과 이를 담을 봉투를 건네받았다.
투표용지는 사진 촬영이 불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은 후 옆쪽에 마련된 투표 장소로 향했다. 3면이 천으로 둘러쌓인 곳에서 다시금 투표용지를 뜯어보니 무척이나 긴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눈길을 끌었다.
비례대표 용지에는 3번부터 40번까지 총 38개 정당의 이름이 빼곡이 들어있었다. 이번 총선 비례대표 투표용지는 51.7㎝로 역대 최고 길이라고 하더니 실제로 보니 눈이 어지러울 정도였다.
지역구 투표용지는 한번, 비례대표 용지는 두번을 접어 봉투안에 넣었다. 봉투 끝에 있는 스티커를 제거하자 밀봉이 가능했다. 이를 감독관 앞에서 투표함에 넣으니 비로소 모든 절차가 끝이났다.
[알렉산드리아(버지니아주)=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27일(현지시각)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코리안커뮤니티센터에 마련된 4월10일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재외투표 투표소에서 투표가 이뤄지고 있다. 이번 총선 재외선거는 이날부터 오는 4월1일까지 115개국 220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2024.03.28. [email protected]
해당 투표소는 미국 워싱턴DC, 버지니아주, 웨스트버지니아주, 메릴랜드주 등 4개 지역에 살고있는 교민 2816명을 대상으로 한다.
이날 만난 재외국민들은 미국에서도 고국을 위해 한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하다면서도 한편으로는 국내상황에 대한 다양한 우려를 드러냈따.
버지니아주 매너새스에서 찾아온 한 부부는 투표소 입구에서부터 '인증샷'을 남기는 등 들뜬 분위기였다. 미국에 19년째 거주 중이라는 이들은 "우리나라가 정말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투표하러 왔다"고 말했다.
페어팩스에선 온 60대 부부도 "외국에서도 이렇게 선거할 수 있게 해줘 너무 고맙다"며 "외국에서 보니 한국의 위상이 한편으로는 추락하고 있다고 느껴서 한표를 행사하기 위해 왔다"고 했다.
이들은 "환율도 좋지 않은데 전쟁이 날 것 같은 불안감이 있어 너무 불안하다. 가족들이 다 한국에 있는데 너무 불안정하다"면서 "이거는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주재원으로 근무 중인 김모씨는 "정치에 관심이 큰 것은 아니지만 워낙 중요한 선거라고 생각한다. 투표를 통해 실제 전반적인 목소리가 어떤지 한번 보여주는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 나오게 됐다"면서 "정책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설명과 이해관계자들과의 적법한 절차를 거치는게 중요한데, 그런 점들이 아쉽다"고 말했다.
메릴랜드주에서 온 40대 박모씨는 "출장으로 한국을 자주 왔다갔다하는데, 최근에 가서보니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고 우려했다.
[알렉산드리아(버지니아주)=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재외국민 투표 첫날인 27일(현지시각) 조현동 주미대사 부부가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코리안커뮤니티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재외국민 투표는 이날부터 오는 4월1일까지 해외 115개국 220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email protected] 2024.03.27.
한편 조현동 주미대사 부부도 이날 투표소 개시 약 1시간 만에 일찌감치 찾아와 한표를 행사했다.
조 대사는 "22대 국회의원 재외선거가 오늘 시작됐다. 대외 동포분들이 해외에 계시지만 주권자로서 신성한 한표를 행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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