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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셀·신라젠 쇼크에…'바이오株 거품' 논란 재점화

등록 2018.03.23 13:4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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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셀·신라젠 쇼크에…'바이오株 거품' 논란 재점화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코스닥 인기의 1등 공신이었던 바이오주를 둘러싼 거품 논란이 재점화됐다.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조건부 허가 무산에서 시작된 '네이처셀 쇼크'에다 시가총액 2위 기업 신라젠을 둘러싼 루머로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 뿐만 아니라 코스닥 지수까지 요동을 친 탓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종가 기준 고점인 6만2200원으로 마감한 네이처셀은 전날 2만8350원으로 장을 마쳤다. 4거래일 만에 주가가 반토막도 안되는 수준까지 곤두박질친 것이다. 

이 기간 네이처셀은 19일과 21일 두 차례 하한가를 쳤다. 시가총액은 약 3조3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줄어 1조8000억원 가량이 증발했다.

네이처셀이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조인트스템'의 조건부 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으나 임상시험 계획 및 결과가 타당하지 않다는 이유로 반려된 게 주가에 첫 타격을 입혔다. 이어 네이처셀이 일본에서 줄기세포 치매 치료제 시술 허가를 받았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반등하는 듯 싶었지만 이 허가를 둘러싸고 업계에서 진위 논란이 제기되며 다시 주저앉았다.

이런 가운데 코스닥 시총 2위 신라젠까지 확인되지 않은 루머로 주가가 큰 타격을 받으면서 바이오주 전반이 부진한 결과가 초래됐다. 프랑스 협력사와 진행 중이던 임상이 중단됐다는 루머였다.

사실이 아니라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전날 신라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9.86%(1만2400원) 급락한 11만3300원에 마감했다.

네이처셀·신라젠 쇼크에…'바이오株 거품' 논란 재점화

네이처셀과 신라젠의 급락으로 바이오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외국계 바이오펀드들이 청산에 들어갔다는 소문까지 돌며 차바이오텍(-10.21%), 메디포스트(-9.58%), 제넥신(-6.32%), 티슈진(-5.74%), 바이로메드(-5.44%) 등 다른 바이오주들도 함께 급락했다.

이 가운데 차바이오텍의 경우 관리종목 지정과 감사의견이 '한정' 영향으로 23일 장 초반 하한가까지 떨어진 상태이며 다른 바이오주들도 여전히 주가가 부진한 상태다.

한동안 잠잠했던 바이오주 거품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자 '드디어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뚜렷한 실적도 없는 바이오주에 막연한 성장성과 신약 개발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2000년 초반 IT 버블을 떠올리는 이들도 많다.

바이오에 몰린 버블이 한번에 터져 코스닥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시장 주도주 바이오 종목들의 주가가 급전직하하자 코스닥도 고꾸라지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시장 전망에 부합한 수준의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코스닥 지수는 3.66포인트(0.41%) 오른 889.21에 출발한 뒤 890선 안착을 시도했다.

그러나 오후 2시를 넘어서면서 순매도로 돌아선 외국인이 물량을 투매, 바이오 업종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신라젠의 임상 중단 루머가 확산되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결국 코스닥은 3.93포인트(1.57%) 내린 871.62에 마감했다.

네이처셀·신라젠 쇼크에…'바이오株 거품' 논란 재점화

전문가들은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코스닥 바이오 주가는 명확한 거품이라고 볼 수 있다"며 "셀트리온이 고점을 찍은 이후부터 매출액 100억원에 이익은 마이너스 20~30억원인 깡통 회사들이 이른바 '중소형 바이오'라는 이름으로 성장성으로만 밀어붙여 주가를 2~3배씩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유하자면 시속 200㎞로 달리던 자동차가 한 방에 멈춰설 수 없는 것 아니냐. 여러번에 걸쳐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조정을 서너 번 정도 거치면 그 다음에 꺾이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아마 그때까지는 조금 더 투기적인 형태로 매매가 더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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