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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규제폭탄 매만지는 文정부…집값 꺾기 이번엔 통할까

등록 2020.01.1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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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 허가제'까지 언급…정책+심리 자극용

서울 상승폭 줄었지만 수도권은 되레 확대

풍선효과 커질 경우 12·16 효과 반감 우려

정부 설 전후로 추가 후속 대책 내놓을 듯

초강력 규제폭탄 매만지는 文정부…집값 꺾기 이번엔 통할까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주택 매매 허가제' 발언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제도 도입 의지 보다는 최근 정부 규제책에 힘을 싣기 위해 시장 불안 심리를 자극하겠다는 의도가 다분히 깔려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강 수석의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경제 정책 수장들의 원투 펀치에 이은 화룡정점으로 꼽힌다. '주택(부동산) 매매 허가제'는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최고 수위의 규제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물론 부동산 시장에서도 '주택 매매 허가제'는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정책으로 보고 있다.

주택 매매 허가제는 말 그대로 부동산을 매매할 때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만 매매를 할 수 있는 제도다. 자유시장경제를 부정하는 반(反)시장적 정책이라 상당한 파장과 반대 여론이 생길 수 있다. 참여 정부 때도 추진됐으나 위헌 소지가 있어 불발됐다. 

강 수석이 "부동산 매매 허가제 도입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타인의 입을 빌려 발언한 것도 이런 사실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자본주의 국가에서 주택 매매 허가제를 시행하는 나라를 찾기 어렵다"며 "그동안 왜 우리나라가 이 정책을 한 번도 시행하지 않았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위헌 소지가 있고 논란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못 한 것"이라며 "정부가 추진 한다고 해도 실제 도입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매매 허가제를 적극적으로 도입 하겠다고 얘기 하지 않은 것은 정부도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렇다면 이는 시장에 불안 심리를 자극 해 집값 하락을 유도하겠다는 의도가 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가 지난달에 고강도 대책을 내놓고도 '더 센 추가 대책 예고'와 '으름장 엄포'까지 내놓는 이유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상식 이상으로 폭등해 왔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7년 5억7677만원이던 서울 아파트 가격은 2019년 12월 현재 8억2723만원으로 43% 가량 올랐다.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18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투기심리로 가득찬 시장을 잠재우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곁가지 대책만 찔끔찔끔 내놓은 게 시장의 내성만 키웠다는 비판을 받아 온 만큼 어느 때보다 시장 투기 심리를 꺾겠다는 의지가 강한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의 강공 드라이브가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실제 서울 집값 상승률은 둔화되는 모습이지만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지역은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12·16 대책 이후 4주 연속 상승폭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월2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0.04%를 기록해 지난주 0.07%에 비해 상승세가 축소됐다.

하지만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은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확산되면서 상승폭이 커졌다. 경기도 아파트는 전주 0.14%에서 0.18%로 상승폭이 커졌고 특히 수원 팔달구는 0.43%에서 1.02%로 크게 뛰었다.

풍선효과가 점점 강해진다면 12·16 대책의 효과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도 현재 시장이 중요한 기로에 위치해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 하고 있다.

국토부 박선호 차관은 지난 15일 "아직 효과를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여러 통계 지표를 종합하면 주택시장이 빠른 속도로 안정세로 전환되고 있다"며 "대책 중 이미 시행에 들어간 것은 주택담보대출 규제밖에 없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대책이 시행됐을 때 더욱 효과가 체감되고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는 6월까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면제해주는 데다 정부가 강도 높은 후속대책을 예고해 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조만간 처분 매물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서울 집값이 조정기를 겪는다 해도 4년 넘게 가파르게 올라온 만큼 문 대통령이 말한 '원상 회복' 수준으로 되돌리긴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정부는 집값 안정화 고삐를 당기기 위해 설 전후로 추가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대출 규제와 거래 질서 확립, 전세제도와 공급대책까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유력하게 점쳐지는 후속 대책 중 하나는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추가 대출 규제다. 최근 풍선효과가 일부 나타나고 있는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더 낮추는 방식이 거론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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