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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사실상 '올스톱'...발행사·주관사 모두 '초조'

등록 2020.03.22 06:00:00수정 2020.03.22 17: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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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등급만 차환 발행할듯

회사채 사실상 '올스톱'...발행사·주관사 모두 '초조'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회사채 발행 기능이 사실상 멈췄다. 정부가 채권안정펀드를 투입될 경우 차환발행은 이뤄질 가능성이 있지만, 시장이 온전히 정상화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1주일 3건의 회사채 수요예측이 진행됐으며 일부 미매각이 발생했다. 하나은행(AA0)은 3000억원 회사채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2700억원의 자금을 모은 데 그쳤다. 하나은행은 추가 발행을 통해 3500억원을 발행할 계획이다.

키움캐피탈(BBB+)도 500억원 모집에 나섰으나 유효수요가 170억원 수준에 그쳤고, 포스파워(AA-)도 500억원 모집에 300억원만의 자금이 들어와 미매각이 발생했다.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미매각으로 풀이된다. 코로나의 확산으로 위험자산 뿐 아니라 안전자산에 대한 회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때와 다르지만 소비·경제 둔화로 기업에서 시작해 금융기관으로 위기가 확산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회사채 시장이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통상 3월은 회사채 발행은 적은 달이다. 3월 주주총회와 결산보고서 등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서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3월에 발행되는 회사채들은 대부분이 오버부킹(수요예측 초과)을 기록했다.

반면 4월은 회사채 규모가 가장 큰 시기 중 하나다. 결산보고서 마무리 후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서는 성향이 있다. 특히 매년 4월에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있어 선제적인 움직임에 나선다. 금통위 이후 금리의 변동성이 높아져 이를 피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가 시장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 뿐 아니라 금리의 변동성을 높이면서 발행사의 선제적 움직임도 제한하고 있다. 2월말 회사채 AA-(3년) 신용 스프레드는 40.9bp였으나 지난 19일 50.5bp로 9.6bp 확대됐다. 2017년 11월말 50.2bp 이후 2년 4개월만에 50bp를 넘어선 것이다.

이에 발행사와 주관사 모두 손을 놓은 상태다. A증권사 DCM부문 관계자는 "지금 코로나 사태로 관망하는 투자자들이 많고, 금리의 변동성이 너무 크다"면서 "코로나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정부가 채권안정펀드를 투입하고 금리가 낮은 수준이란 점을 감안할 때, 만기가 도래하는 우량급 기업들은 차환(만기상황 회사채 재발행)을 강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4월 만기도래 규모는 약 6조원 수준이다. 미매각 발생 확률이 높으나 금리가 낮다는 점을 감안해 발행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높은 금리로 회사채가 발행되도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문제는 비우량 기업은 열외라는 점이다. 지난 2008년 정부가 채안펀드 조성 당시, 투자 대상을 우량등급 이상으로 한정한 바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용등급 하향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주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했지만 전망을 ‘안정적’에서 ‘하향 검토’로 조정했다. 한진칼에 대한 전망도 ‘안정적’에서 ‘하향 검토’로 수정했고, 현대로템, OCI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도 있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채안펀드의 매입 대상이 우량 기업에만 한정될 경우, 비우량 기업의 부도 확대는 불가피하다"며 "코로나 확신이 지속되는 한 회사채 시장의 불안감은 확대되고 하위 등급 뿐 아니라 상위 등급 채권까지 가파른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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