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오늘 밤 총장 후보 선호도 조사 발표…유명희 당선 가능성 윤곽
제네바 현지 비공식 대사급 회의서 결과 발표
나이지리아 후보 우세 전망…최종 결과 지켜봐야
회원국 전원 의견 일치돼야 단일 후보로 채택
"선출 시한인 11월7일 이전 회원국 합의 예상"
[AP/뉴시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최종 3차 라운드에 진출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나이지리아 후보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오른쪽). 2020.10.17.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첫 한국인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도전하는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당선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선호도 조사 결과가 오늘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WTO는 28일 오후 3시(한국시간 오후 11시) 스위스 제네바 현지에서 비공식 대사급 회의를 열어 WTO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최종 라운드 선호도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 최종 라운드는 앞서 진행된 1·2차 라운드와 마찬가지로 WTO 의장단에서 회원국들의 선호도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63개 회원국 대사들이 구두로 자신들의 의견을 WTO 일반이사회 의장, 분쟁해결기구(DSB) 의장, 무역정책검토기구(TPRB) 의장에게 전달하는 식이다.
현재 남은 후보자는 유 본부장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2명이다. 앞서 2차례의 선호도 조사를 통해 6명의 후보자가 탈락했다.
현재 판세는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많다.
앞서 아프리카연합과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 아프리카·카리브해·태평양국가기구(OACPS) 79개국과 유럽 27개국 등 과반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영국 연방 등 지역이나 역사적 연고를 기반으로 지지표가 결집해 유 본부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선호도 조사에서 더 많은 표를 받았다고 바로 WTO 사무총장이 되는 것은 아니다. 회원국 간 협의를 통해 후보를 한 명으로 압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전원 의견 일치가 되지 않으면 단일 후보는 나오지 않는다.
정부는 선호도 조사에서 밀려도 단일 후보 선출 과정에서 막판 역전극을 노려보겠다는 입장이다.
그간 WTO 사무총장 선출 과정을 보면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입김이 상대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유럽 표심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쪽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은 유 본부장을 지지하는 분위기다. 중국은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미국이 오콘조이웨알라를 단일 후보로 채택하는 것에 찬성하지 않으면 가능성이 남아있는 셈이다.
당초 호베르투 아제베두 사무총장이 돌연 사임을 결정한 데에는 미국의 견제로 인한 WTO 위상 저하가 꼽힌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등이 WTO의 개도국 특혜를 받고 있지만 이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판해왔다.
이를 근거로 미국은 WTO의 분쟁 해결 최종심을 담당하는 상소기구 위원들의 선임을 지속적으로 반대했다. 이로 인해 WTO는 지난해 말부터 상소기구 운영을 멈췄고 분쟁 해결 기능도 상실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투표로 정해지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회의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하루 만에 결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선출 시한인 11월7일 이전에는 회원국들이 합의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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