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號 서울시, 재건축 기대감…호가 1~2억씩 '쑥'
집주인들, 호가 올리거나 매물 거둬들여
강남권, 재건축 단지 위주로 상승세 꾸준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모습. 2019.03.11. [email protected]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으로 꽉 막혔던 재건축 규제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들썩이고 있다. 집주인들이 호가를 훌쩍 높이거나,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재건축 아파트들의 몸값이 뛰는 추세다.
오 시장은 선거 과정에서 ▲재개발·재건축 정상화로 18만5000가구 추진동력 확보 ▲한강변 아파트 35층 이하 규제 ▲1년 내 서울시 도시계획규제 혁파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지부진했던 재건축이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강남구 압구정동과 대치동, 송파구 잠실동, 양천구 목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등의 재건축 단지들은 한층 달아오른 분위기다.
9일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오 시장이 재건축을 빠르게 진행시킬 것 같은 뉘앙스를 풍겼기 때문에 (잠실5단지)조합에서는 입주까지 약 5년이면 가능할 것으로도 보더라"고 전했다.
한강변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특히 35층으로 제한된 현재의 규제가 50층으로 완화하는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잠실동의 또 다른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5단지가 원래 근처 단지와 비교해 2억 정도 더 비쌌는데, 재건축이 미뤄지면서 가격이 비슷해졌었다"며 "한강변 규제가 완화되고 재건축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면 다시 가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시장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며 이 같은 조짐은 선거 전부터 나타났다. 특히 서울 집값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오름세가 뚜렷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강남구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0.08%로 서울 평균 0.05%를 웃돌았다. 압구정과 개포동 재건축 단지 위주로 상승폭이 컸다.
강남 재건축의 중심인 압구정동에서는 5일 전국 최고가 아파트 거래 기록도 나왔다. 압구정3구역의 현대7차 전용면적 245㎡가 80억원에 매매된 것. 이는 지난해 10월 67억원에 거래된 이후 13억원이나 비싸진 가격이다.
당분간 재건축 매물의 강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재건축발 상승세의 여파가 다른 단지에 미칠 지 여부는 미지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재건축 아파트는 앞으로도 오세훈 시장 당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재건축이 오르면서 신축단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지만, 이미 많이 올라 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단기적으로는 양도세, 보유세 절세 매물도 일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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