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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절세 매물' 증가…집값 하락할까

등록 2022.05.14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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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중과 유예 시행 후 서울 아파트 매물 5% 증가

서울 아파트값 매물 증가로 15주 만에 보합세로 전환

다주택자 상당수 이미 증여 등 처분…집값 하락 '제한'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사진은 25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2022.04.25.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사진은 25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2022.04.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시행되면서 절세용 급매물이 늘었어요."

지난 13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아파트 단지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기간 내에 집을 팔아야 하는지 문의하는 다주택자들이 많아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 내에 세금 부담을 덜고, 주택 수를 줄이려는 다주택자들이 많아지면서 매물이 조금씩 쌓이고 있는 분위기"라며 "시세보다 싼 급매물이 나와도 아직까지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지난 10일 시행된 가운데 기존 시세보다 호가를 낮춘 급매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최대 82.5%에 달하는 양도세와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6월1일 전까지 잔금을 치르면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세금 부담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공시가격 인상으로 보유세 부담이 급증한 상황에서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시행되면서 다주택자의 절세 매물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주택자 상당수가 이미 부동산을 처분해 최근의 매물 증가가 집값을 내릴 정도는 아니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문재인 정부는 다주택자를 투기 세력으로 규정하고, 징벌적 수준의 세금을 부과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였다. 지난해 6월1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조치를 시행했다. 주택을 1년 미만으로 보유한 뒤 거래하면 양도세가 기존 40%에서 70%로, 2년 미만의 경우 60%로 올렸다. 여기에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p(포인트), 3주택자는 경우 30%p가 더해지면서 양도세 최고세율은 75%까지 인상됐다. 또 지방세를 포함하면 최대 82.5%까지 올라간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 10일 출범하면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1년 동안 유예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이번 조치로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2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가 주택을 처분하면 1주택자 양도세율(6~45%)을 적용 받는다. 또 주택을 3년 이상 보유한 경우도 장기보유 특별공제를 받아 양도차익의 30%까지 공제받는다.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 시행 이후 노원구와 성동구 등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늘면서 15주 만에 상승 전환했던 서울 아파트값이 보합세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의 이달 둘째 주(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지난주 0.01%에서 이번주 0.00%로 보합 전환됐다.

강남권에선 서초구(0.04%)는 반포동 한강변 신축 위주로, 강남구(0.02%)는 대치·압구정동 재건축 위주로, 강동구(0.01%)는 천호동 구축 위주로 상승했으나, 상승 폭은 3구 모두 1주일 전에 비해 각각 0.01%p씩 축소됐다. 송파구(0.00%)는 상승·하락 혼조세를 보이며 보합세를 기록했다.

강북권에선 지역개발 기대감이 있는 용산구는 0.04% 상승했으나, 중구(-0.02%)는 중소형 위주로, 노원(-0.02%)·성동구(-0.01%) 등은 대단지 위주로 매물이 적체되고 매수세가 감소하며 전체적으로 0.01% 하락했다.

부동산원은 "미국 금리 인상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예고 등으로 매물 증가하고 관망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기존 상승지역도 상승 폭이 축소되며 서울 전체가 보합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지난주 상승세에 접어들었던 서울 집값은 이번주 보합 전환하며 주춤했다. 새 정부 출범으로 '용산시대'가 개막하며 이 지역 일대는 개발 기대감과 고도제한 등으로 인한 정비사업 차질 우려가 교차되는 가운데 집무실 이전에 따른 용산공원사업 가속화 등 호재가 집값에 반영되고 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지난주 상승세에 접어들었던 서울 집값은 이번주 보합 전환하며 주춤했다. 새 정부 출범으로 '용산시대'가 개막하며 이 지역 일대는 개발 기대감과 고도제한 등으로 인한 정비사업 차질 우려가 교차되는 가운데 집무실 이전에 따른 용산공원사업 가속화 등 호재가 집값에 반영되고 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양도세 중과 유예 시행 이후 매물이 늘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5만8442건으로 집계됐다. 양도세 중과 유예 시행 직전인 지난 9일 5만5509건 대비 약 5% 증가했다.

부동산시장에선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서울 외곽지역에서 매물 출회 현상이 뚜렷해지고, 고가 주택이 밀집된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에서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의 절세 매물 증가가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통령 인수위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을 1년으로 단축한 것은 매물 출회 효과를 극대화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가 시행되면서 매물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공시가격 인상으로 세금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가 양도세 중과 유예로 절세용 매물을 내놓기는 하겠지만, 지난해 이미 상당수가 증여나 처분으로 매물을 정리한 상태"라며 "추가로 나오는 매물이 많지 않고, 집값을 하락시킬 정도로 매물이 큰 폭으로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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