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긴축 압박에 2500만원대로 급락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비트코인이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우려로 급락세를 보이며 2500만원대로 시세가 급락했다.
13일 오전 8시57분 기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94% 하락한 2567만9000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는 2571만1000원을 나타냈다.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보다 3.23% 내린 21만9236달러에서 거래됐다.
알트코인(얼터너티브 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대체 가상화폐) 대장 이더리움도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각 빗썸에서 이더리움은 5.09% 하락한 137만9000원을 나타냈다. 업비트에서는 137만8500원에 거래됐다. 코인마켓캡에서는 1038달러를 기록하며 24시간 전보다 5.37% 내렸다.
지난주 2만2000달러(업비트 기준 2900만원)를 재돌파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현지 기준 13일 나오는 6월 미국 소비자 물가 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지난주 회복분을 모두 잃고 하락세를 이어 나가고 있다. 미국 증시 역시 CPI 발표 전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12일(현지시간)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95%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나스닥 지수와 높은 상관계수를 보이며 동조화(커플링) 현상을 보여왔다.
시장 전문가들은 6월 CPI가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5월(8.6%)을 웃돌 것으로 전망 중이다. CPI 예상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나올 경우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가능성이 심해질 우려가 있다. 가상자산은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금리인상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급격한 가격하락을 기록했다.
긴축 공포가 다시 덮쳐오면서 투자 심리도 얼어붙었다. 가상화폐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 따르면 이날 가상화폐 시장의 투자심리를 알려주는 '공포·탐욕 지수'는 15점으로 '극도의 공포(Extreme fear)'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회복세를 보이던 지난주 최고치 24점(7/9)보다 9점이나 하락한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으로 갈수록 시장 심리가 극단적 공포에 가까움을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
실제로 시장 바닥을 다져주던 장기 보유자들 역시 계속된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서 매도 압박이 커지자 시세 하락의 위험도 높아졌다.
가상자산 온체인데이터 분석기업 글래스노드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장기 보유자들의 손실이 커지자 이들도 대규모 매도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장기보유자의 코인 매수 가격과 처분가를 비교하는 '장기보유자들의 이익과 손실 실현 비율(LTH-SOPR)'에 따르면 현재 LTH-SOPR은 0.67로, 지난 2019년 1월 이후 3년6개월 만에 가장 낮다.
크렉 얼램 오안다 수석 시장애널리스트는 "1만9500달러선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시장에 추가적인 고통이 따를 수 있다"며 "만약 1만7500~1만8500달러까지 깨고 내려간다면 매도세가 더 가속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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