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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이용한 수조원 차익거래…루나 가능성은?

등록 2022.07.28 06:00:00수정 2022.07.28 07: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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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준수 금용감독원 부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거액 해외송금 관련 은행 검사 진행 상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07.27.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준수 금용감독원 부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거액 해외송금 관련 은행 검사 진행 상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07.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국내 시중은행인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서 확인된 4조원이 넘는 이상 외환거래가 대부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무역법인 계좌로 송금된 뒤 해외에 보내진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관련 가상자산 거래소가 특정되지 않았고 코인을 통한 거래 규모도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이번 외환거래가 가상자산을 이용한 차익거래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날 금감원은 거액 해외송금 관련 은행 검사 진행상황을 발표했다. 금감원이 확인한 이상 외화송금 거래규모는 신한·우리은행에서만 4조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은 검사 중간 발표를 하면서 "대부분의 송금거래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이체된 자금이 무역법인 계좌로 집금돼 해외로 송금되는 구조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보다 국내에서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김치 프리미엄'을 통한 '환치기'(아비트리지·재정거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환치기는 원화와 외국환 가격 간의 차익을 노려 당국에 신고 없이 해외로 원화를 송금한 뒤 외환을 취득하는 행위다. 특히 이상 거래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국내 무역법인의 대표나 그와 관련된 다수의 개인 또는 법인 계좌를 거쳐 입금됐다는 것을 보면 국내 거래가가 해외 거래가에 비해 비싼 '김치프리미엄'을 이용한 코인 차익거래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감원 발표에 따르면 우리은행에서는 지난해 5월3일부터 올해 6월9일까지 5개 지점에서 931회에 걸쳐 총 1조6000억원 규모의 이상 외화송금이 취급됐다. 또 신한은행에서는 지난해 2월23일부터 올해 7월4일까지 11개 지점에서 1238회에 걸쳐 총 2조5000억원규모의 이상 외화송금이 발생했다. 국가별로는 홍콩으로 흘러간 자금이 25억 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일본이 4억달러, 미국이 2억달러, 중국이 1억6000만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관련된 법인들은 신용장이 필요 없는 사전 송금 방식을 이용해 비교적 손쉽게 인보이스만으로 해외로 거액을 송금할 수 있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무역 거래에서 신용장이 필요한 거래는 15∼20% 정도라며 대부분 신용장이 필요 없는 사전송금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는 코인시장이 이례적인 상승장을 기록했던 한해로 상반기에는 국내 거래소와 외국거래소의 비트코인 가격 차이가 20%가 넘어가기도 했다. 외화를 이용해 외국거래소에서 코인을 구입한 뒤 국내거래소에 송금해 매도해 원화로 출금해 시세차익을 보는 방식이다. 금감원은 코인을 이용한 환치기에 대해서는 국세청의 확인도 필요하기에 금감원 조사에서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무역법인을 통해 외화를 건네받은 해외법인이 현지 가상자산 거래소를 이용했는지 여부는 금감원 권한 밖이기 때문이다.

이상 외화송금은 가상자산 거래소로부터 국내 무역법인의 대표이사를 비롯한 다수의 개인 또는 법인 계좌에 원화를 송금한 뒤, 해당 무역법인 계좌 돈을 모아 수입대금 지급 등의 명목으로 해외법인에 송금됐다. 해당 해외법인은 해외 가상자산거래소가 아닌 일반 법인들로 파악됐다. 가상자산 거래소를 제외하면 일반적인 무역거래로 보이게끔 위장한 것이다.

금액 규모가 크고 김치프리미엄을 노린 차익거래로 볼 경우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국내에서 수요가 많은 가상자산을 이용했을 확률이 크다. 해외 코인 거래소를 통해 국내 거래소로 가상자산을 이동한 경우라면 국내외에 모두 상장된 가상자산이 더욱 간편하기 때문이다. 또 빠른 매매거래를 위해 거래량도 받쳐줘야 한다. 이런 점들을 고려했을 때 루나클래식(구 루나) 역시 이번 이상 외화송금에 이용됐을 가능성이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김치 프리미엄이 상당히 높았을 시점에 코인 아비트리지가 문제가 되고는 했다. 다만, 특금법 시행 이후에는 법인 가입 제한, KYC(고객확인제도) 등이 도입되면서 차익거래는 더욱 어려워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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