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 지역부터 상승분 반납"…의왕·동탄 집값 낙폭 커진다
GTX 등 각종 개발호재 집값에 과도하게 반영
추가 금리 인상·불확실성 증가…하락세 '뚜렷'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2022.07.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집값이 계속 내려가다 보니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는지 묻는 전화가 많이 와요."
지난 10일 경기 의왕시 의왕내손e편한세상 단지 내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기존 호가 대비 3억~4억원 낮은 급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불과 1년 사이에 집값이 오른 만큼 빠진 것 같다"며 "집값이 더 내리기 전에 팔고 서울에서 전셋집을 구하려고 고민하는 집주인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수도권 외곽 집값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2~3년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각종 개발 호재로 초강세를 보이던 집값이 올해 들어 하락 전환하더니, 갈수록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잇단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주택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지난해 아파트값이 38.56% 급등하며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한 의왕과 동탄, 광교 등 수도권 외곽지역에서 기존 매매가도 수억원 낮춘 급매물이 쌓이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값 하락 폭이 3년 1개월 만에 가장 컸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 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은 0.12%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9년 6월(-0.11%) 이후 3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지난 6월 –0.04%로 3년 만에 하락 전환하더니, 한 달 만에 하락 폭이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 연간 상승률이 25.4%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집값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경기도와 인천 아파트값은 지난달 각각 –0.15%, -0.38% 하락했다. 전달 각각 –0.05%, -0.43% 하락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세다. 경기도에서는 안양시 동안구(-2.27%)와 수원시 영통구(-2.26%), 화성시(-2.20%), 의왕시(-1.28%) 등의 하락세가 눈에 띈다. 인천시는 연수구(-0.50%)·남동구(-0.12%)·서구(-0.18%)의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실거래가가 하락 단지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16억30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던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2일 12억8300만원에 거래됐다. 신고가 대비 3억5000만원 가량 하락했다. 또 지난해 8월 12억4000만원까지 상승했던 안양시 푸른마을인덕원대우아파트(전용면적 84㎡)는 지난달 4일 8억3700만원에 거래됐다. 9개월 만에 4억원이 하락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12일 광교신도시 자연앤자이3단지(전용면적 125㎡)는 신고가 대비 3억8000만원 하락한 16억원에, 앞서 5일에는 동탄신도시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전용면적 97㎡)가 직전 신고가 대비 4억원 하락한 12억800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부동산시장에선 GTX 등 각종 개발호재로 급등했던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값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시행되면서 기존 시세보다 호가를 낮춘 급매물들이 속속 나오면서 매물이 늘어난 데다, 추가 금리 인상 등이 겹치면서 주택 매수세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간 내 호재가 집값에 과도하게 반영되면서 형성된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각종 호재가 단기간 내 지나치게 반영되면서 형성된 수도권 지역 집값이 금리 인상 등 하방 요인들로 본격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진단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시장이 전체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금리 인상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개발 호재가 과도하게 반영되면서 급등했던 지역 위주로 집값 하락세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추가 금리 인상과 기존 신도시보다 입지 여건이 좋은 3기 신도시 공급 등이 구체화되면 집값 하락 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일부 개별 호재가 있는 지역으로 제외하고 올 하반기 수도권 집값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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